[경제월드컵 이제부터다] (5) '지역경제를 세계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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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수 BEXCO(부산전시컨벤션센터) 사장은 지난 6월초 세계적인 전시컨벤션업체인 메쎄 프랑크푸르트와 부산국제철도물류전을 공동으로 개최하기 위해 독일을 찾았다.
한창 설명을 하던 정 사장은 "도대체 부산이 어디에 붙어 있느냐"는 독일 경영진의 시큰둥한 질문에 일순간 말문이 막혔다.
잠시후 "월드컵 조추첨과 한국-폴란드전을 치른 도시"라고 대답했다.
그제서야 그는 "아, 그 도시인가. 전시장과 축구장 시설이 훌륭한데다 시민 의식도 높았다"고 치켜세웠다.
독일측은 지난달 21일 철도물류전을 공동개최하는 것은 물론 2년마다 전시회를 공동으로 열자고 연락해 왔다.
정 사장은 "월드컵 개최가 지방의 값어치를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자체들마다 월드컵 개최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와 개최도시의 명성을 최대한 활용, 외자를 끌어들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시는 월드컵기간중 송도신도시에 국제비즈니스센터와 호텔 건립 등의 계획을 갖고 있는 미국 게일그룹 간부를 초청, 좋은 평가를 받은뒤 빠른 시일내에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산구 어등산역사관광거점단지 및 광주호 일대의 시가문화권 조성사업에,울산시는 오토밸리사업에 각각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과 바이어 유치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월드컵때 9개 자매도시 시장을 초청, 투자설명회를 가졌던 대전시는 참가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구시는 국제섬유전시회와 광학전시회를 개최할때 초청할 외국 바이어수를 대폭 확대, 전시컨벤션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광주시도 이달말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리는 전미국제자매도시연합회에 대표단을 파견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도시로 육성하는 데에도 관심이 크다.
부산시는 월드컵 열기를 오는 9월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까지 끌고가 부산이 동북아의 중심항만도시라는 점을 널리 알릴 방침이다.
2016년 올림픽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울산시는 울산을 축구메카로 육성키로 했다.
김선조 월드컵 기획과장은 "세계 각국의 훈련캠프를 유치하고 국제경기를 자주 여는등 스포츠마케팅으로 지역경제를 살찌우겠다"고 다짐했다.
기업들도 월드컵 열기를 수출 확대로 연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줄자전문생산업체인 코메론은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계기로 모든 제품의 포장지에 태극기를 찍어 판매키로 했다.
강동헌 사장은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크로아티아와 우크라이나 등으로 판매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구 생산업체인 양지원공구의 송호근 사장은 "한국이 축구강국으로 유럽에 알려지면서 판매 실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발생산업체인 트렉스타는 현재 개발중인 축구화를 오는 9월부터 중국과 일본에 수출하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 집중키로 했다.
인천개발연구원 김번욱 박사는 "지자체와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국제화를 추진하고 특정상품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