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악기 제조업체인 영창악기(대표 정락원)가 4년여 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영창악기 채권단 관계자는 27일 영창악기 워크아웃 졸업 추진 결의서를 서면으로 접수한 결과 80% 이상의 찬성을 얻어 졸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창악기는 지난 1998년 9월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후 3년9개월 만에 정상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영창악기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관계자는 "영창악기는 그동안 공장 매각과 인원 감축 등 피나는 구조조정을 통해 1999년 1천9백억원에 이르던 차입금을 지난 5월 말까지 7백70억원으로 줄였다"며 "앞으로 영업 전망도 밝아 나머지 차입금 상환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는 2006년께는 차입금이 3백66억원으로 줄어들고 부채비율이 1백50%를 밑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년부터는 연평균 매출액이 1천5백억원을 웃돌고 경상이익 규모도 1백50억원대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창악기는 1956년 설립된 이래 빠르게 성장하며 국내 악기산업을 주도해 왔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연간 14만대 가량의 피아노를 생산하며 국내시장의 60%,세계시장의 24%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 피아노 시장이 포화상태를 보인 데다 미국과 중국 현지법인에 과다한 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영창악기측은 앞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악기 분야에 집중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