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살아봐야지/너도 나도 공이 되어/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21-23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내한 공연을 가진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춤은 둥글었다. 모든 둥근 것에는 중심이 있다. 중심이 있는 것은 떨어져도 튀어오른다. 튀어오르는 그것이 춤이요 삶이다. 첫 작품 "살라파르타"에서 "탄력의 나라" 왕자같은 무용수들은 육체의 용솟음치는 생명력을 노래했다. 거기엔 금속성의 소도구도,영상의 흔적도 없었다. 순수한 몸만 있었다.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무대엔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보여주려는 과도함이 나타나지 않았다. 현란하게 눈길을 잡아 끄는 것도 없었다. 깃털처럼 가볍게 오르내리는 것보다 공처럼 통통 튀어오르는 모습이 생명을 느끼게 했다. 안무자 나초 두아토는 인간의 팔 다리를 어떻게 배치하여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내는지 아는 사람 같았다. 그의 2인무에서 남녀무용수는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두번째 작품 아칸젤로 코렐리는 신비적이면서도 고전적이었다. 넘실거리는 파도를 연상시키던 무대는 발레와 현대춤의 행복한 결합이라고 할만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