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매장 고객 감소,한국팀 경기 전날 매출 증가,경기 당일 매출 급감,홈쇼핑 주문 증가. '월드컵 쇼핑' 행태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월드컵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이색 쇼핑 행태가 잇달아 등장했다. 당초 월드컵경기에 시선을 빼앗겨 고객이 크게 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매출은 그다지 줄지 않았다. 그러나 매장 위치나 한국전 전후에 매출 변동이 극심했다. 업태별로도 명암이 엇갈렸다. ◆도심지 매장 매출 급감=서울시청 광화문 등 대규모 응원전이 열린 도심지역 매장에선 매출이 급감했다. 응원전 메카가 된 서울시청에 인접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이달(6월1∼23일)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2.2%나 감소했다. 몰려든 응원 인파 때문에 차량이 통제되는 등 영업에 지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전체적으로는 매출이 10% 정도 늘었지만 시청 근처에 있는 본점은 실적이 부진했다. 신세계 본점의 6월(1∼23일) 매출은 지난해보다 4%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스페인전이 열린 지난 22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25%나 급감했다. ◆한국경기 전날 매출 급증=대다수 매장에서 한국전이 열리는 날은 매출이 급감했다. 경기를 보느라 쇼핑을 자제했기 때문. 하지만 다른 날로 매출이 분산돼 전체적인 실적은 큰 차이가 없다. 특히 경기 하루 전날 매출이 급증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스페인전이 열린 지난 22일 매출목표 달성률은 82.3%에 불과했지만 하루 전인 21일에는 1백8.2%로 뛰었다. 이탈리아전도 경기 당일 매출달성률은 87.2%로 저조했지만 전날은 1백12.4%였다. 포르투갈전 때도 경기 당일 매출달성률은 96.1%에 머물렀지만 하루 전날은 1백18.1%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경기전날 급증,당일 감소' 현상을 보였다. ◆TV홈쇼핑·슈퍼마켓 선전=지역밀착형 유통매장인 슈퍼마켓에선 오히려 한국전 당일 매출이 평소보다 높게 나왔다. 67개 매장을 운영 중인 LG수퍼마켓은 한국팀의 저녁경기(8시30분)가 열린 4,14,18일의 하루평균 총매출은 21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전이 열리지 않은 날의 평균매출 18억원보다 16% 많은 금액이다. 일찍 귀가해 온가족이 함께 경기를 시청하기 위해 저녁상을 준비하는 집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V홈쇼핑도 예상밖의 좋은 실적을 거뒀다. 홈쇼핑 시청시간이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걱정이 많았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CJ39쇼핑의 경우 이달 1∼24일 매출이 1천5백22억원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1천4백46억원)보다 5.2% 늘었다. 적립금을 대폭 쌓아주는 등 과감한 판촉활동을 벌인 결과다. 조정애·백광엽·류시훈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