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6:18
수정2006.04.02 16:20
'서부 사하라 파병 군인들도 붉은 악마!'
머나먼 이국 땅에서 유엔평화유지군(PKF)으로 활동 중인 한국군의 힘찬 응원 함성이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에 메아리치고 있다.
의료지원단이 주둔한 서부 사하라와 키르기스스탄,전투 부대가 파병된 동티모르에서는 한국의 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필수 근무요원을 제외하고 모두 한 곳에 모여 현지 TV방송 중계를 시청하면서 우리 대표팀에 뜨거운 성원을 보내고 있다.
일부는 본국에서 보내준 붉은 티셔츠를 입고 환호하며 나름대로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다.
모로코와 폴리사리아 분리운동 단체가 분쟁 중인 서부 사하라에서는 20여명의 의료지원단이 본부 건물이나 일선 초소에 모여 한국팀의 승리에 감격하며 '향수병'을 떨치고 있다.
함께 근무 중인 러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병사들도 한국팀 서포터스가 됐다.
황진하 육군 중장이 사령관으로 있는 키프로스에는 영국 캐나다 헝가리 등 다국적군 1천3백여명이 활동 중이지만 사령관이 한국인인 만큼 전반적으로 한국팀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지난 14일 포르투갈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예외없이 한국팀을 성원했다.
아프가니스탄 지원을 위해 키르기스의 마나스 공항에 주둔 중인 동의부대원 80여명은 난시청 지역이라서 위성안테나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면서 응원하고 있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 때는 미군기지 사령관 로이드 준장이 동의부대를 찾아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동의부대 인근에는 스페인부대도 주둔 중이어서 22일 한국-스페인전 때는 '전우'로 친선을 다지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치의 양보 없는 응원 대결을 펼쳤다.
동티모르 오쿠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상록수부대는 현지 주민들을 위해 농구장에 대형 TV를 설치했다.
최고 3천명의 주민이 농구장에 모여 서툴지만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연호하고 있다.
상록수부대는 또 같은 지역에 주둔 중인 일본 공병대와 함께 주민 클럽팀간 '미니 월드컵' 대회를 마련해 전쟁에 찌든 지역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두 나라 부대는 한·일 합동팀을 구성,'미니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팀과 월드컵 결승전 날인 30일 친선경기를 갖기로 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