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대국민사과'] 아들파문 매듭의지 .. '왜 사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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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대국민사과'는 3남 홍걸씨와 차남 홍업씨의 잇따른 구속으로 인해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참회록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아들비리 문제로 이른바 '비리정국'이 지속됨에 따라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데 부담감을 느껴오던 터에 월드컵 열기를 경제활성화로 연결시키는 데도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해 대국민사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국민사과는 개인적 차원의 '반성'일뿐만 아니라 아들문제를 정치적으로 매듭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돼 국정에 더이상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사과에서 "자식들의 문제는 법에 맡기고 저는 국정에 전념하여 모든 소임을 완수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 여러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해 이같은 의지를 반영했다.
김 대통령이 홍업씨가 구속된 후 곧바로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이미 오래전에 마음의 정리를 끝냈다는 것을 알수 있다.
홍걸씨의 검찰소환을 앞둔 지난 6일 김 대통령이 박지원 비서실장을 통해 대국민사과를 했을때 아들들의 사법처리를 각오했다고 볼수 있다.
김 대통령은 그 당시에 "검찰수사를 통해 엄정하게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바 있다.
대국민사과가 신속히 이뤄진 데는 월드컵도 한 몫 했다.
한국 대표팀의 선전으로 월드컵이 국민의 축제가 됐고, 22일 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이 벌어지는 마당에 대국민 사과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이 선듯하다.
이번 대국민사과가 김 대통령 친.인척비리의 '종점'이 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정치권은 김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호소를 받아들일 자세가 아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여전히 아태재단의 사회환원을 주장하고 있고,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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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통령 사과일지 ]
1월14일 "청와대 직원.일부 공직자 게이트 연루에 사과한다" (연두기자회견)
4월26일 "아들들이 물의 빚은데 대해 죄송하다" (박선숙 대변인 발표)
5월6일 "자식들과 몇몇 주변 인사들이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사과한다" (박지원 실장 대독)
5월8일 "자식이나 주변의 일로 심려 끼친데 사과한다" (국무회의)
5월13일 "저의 자식이나 주변들의 문제로 국민에게 죄송하다" (부패방지위 업무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