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6:03
수정2006.04.02 16:07
민주당이 19일 당무회의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에 대한 재신임 문제를 매듭지음에 따라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의 내분사태가 급속히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8.8 재.보선 특별기구'와 `당 발전및 쇄신을 위한 특위' 위원 인선 절차를 마무리 한뒤 곧바로 재.보선 체제로 전환할예정이다.
특히 `재신임'의 족쇄에서 풀려난 노 후보는 당권파와 쇄신파 등의 지원을 업고`친정(親政)' 체제를 강화하면서 대선행보를 본격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가 최근 측근에게 "불만이나 이의가 없는 공천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하고 다양한 인사들과 만나 재.보선 관련 의견을 청취키로 한 것도 자신의 책임하에재.보선을 치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권파인 문희상(文喜相) 최고위원은 "앞으로 반쯤 보따리를 싼 사람들에게 끌려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원칙없는 포옹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쇄신파 의원 15명도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노 후보가 재.보선후재경선 수용 입장을 밝힌 만큼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후보 공천 특별기구위원 인선 권한을 후보에게 모두 줘야 한다"며 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현실적으로 노 후보외의 대안을 당장 제시하기 어려운 비주류 입장에서도 노 후보와 당권파에 대한 공세에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대안없는 공세는 당 분란의원인제공자로 몰릴 수 있고, 힘의 결집을 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중도개혁 포럼을 이끌고 있는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일단 노 후보를 재신임하되 노 후보의 경쟁력 상실에 대비하는 것은 재.보선 이후 논의하자"고 말했고, `선(先) 후보 사퇴'를 요구해온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도 "재.보선후에 본인이 말한대로 재신임이든 재경선이든 하는게 좋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중도포럼은 20일 모임을 갖고 당내 분란을 조기에 종식시키고 당이 구심점을 찾아 재.보선에 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충청.경기지역 일부 의원들의 노 후보에 대한 거부감과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은 선을 넘어선 상태여서 향후 재보선 공천과정에서의갈등 등 폭발성있는 사안이 생길 경우 언제든 불길이 다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노 후보의 지지율 하락 등 경쟁력에 대한 회의가 누적되고 제3후보 영입문제가 어느쪽으로 가닥이 잡히느냐에 따라 `후보 사퇴론 증폭 - 재경선 논란 - 당 분열' 상황으로 몰리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게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민주당 비주류발 정계개편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최근 월드컵열기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 중심의 `MJ 신당론'이 부상하고있는 것도 노 후보 중심의 민주당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과제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 후보의 지지율 추이와 후보 및 당권파의 당 장악력,8.8 재.보선 결과 등이 주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