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의 자산가치가 9천8백억~1조9천6백억원에 이른다는 새로운 평가 결과가 나옴에 따라 대생 매각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우선 대생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이 이같은 평가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관심사다. 한화의 반응은 19일 오전 7시30분 열리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자위가 새로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화와의 협상 재개를 선언할지, 아니면 추후에 적정한 가격을 다시 정해 협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가 관건이다. ◆ 자산가치 왜 달라졌나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산정됐던 대생의 자산가치는 1조2천4백억원이었다. 당시 산정용역을 맡았던 미국 계리법인 틸링해스트사는 그러나 올 3월 말 기준으로 재산정한 결과 9천8백억∼1조9천6백억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대생의 3월 말 흑자가 대폭 늘어난 데다 미래 자산가치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13∼17%로 바꿔 계산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할인율은 대생이 보유한 보험계약분의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현재 갖고 있는 1백억원은 1년 후 시장금리 등을 감안하면 1백10억원이 될 수 있으며, 따라서 1년 후에 벌어들일 1백10억원은 현재 가치로는 10% 정도 할인된 1백억원으로 봐야 한다는 것. 틸링해스트는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평가할 때는 할인율을 15%로 적용했다. 그러나 공자위 산하 매각심사소위원회는 △시장금리 등을 감안할 때 그같은 할인율은 너무 높다는 점과 △8천7백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실적도 반영돼야 한다며 재산정을 주문했었다. ◆ 재협상 전망 =속단하기 어렵게 됐다. 자산가치 최고 가격이 2조원 가까이 나온 데다 작년 9월 말 기준처럼 15%의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자산가치는 1조2천2백억∼1조6천1백억원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생의 최대 채권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그동안 가장 높게 불렀던 1조2천4백억원보다 최고 가격이 무려 3천7백억원이나 많아졌다. 한화의 제안가격과는 5천1백억원이라는 차이가 난다. 공자위 관계자는 그러나 "참고 사항일 뿐 결정된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협상의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 끊이지 않는 자격시비 =공자위 산하 매각심사소위는 이날 '대한생명의 인수자는 보험업법상 주요출자자 요건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작성, 19일 공자위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에 대해 과거 부실 금융계열사였던 한화종금과의 관계 등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 자격시비 논쟁이 협상 재개를 어렵게 할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측 위원들은 "한화밖에 인수희망자가 없는 상태에서 더이상의 인수자격 논란은 무의미하다"며 "자격이 부족하면 가격을 높게 받을 수도 있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