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끝난 뒤 지원해주세요.' 월드컵 열기가 채용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지원자 수 감소를 우려, 월드컵 기간중 모집을 가능한 한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채용업체인 인크루트(www.incruit.com)에 따르면 올해들어 하루 평균 3천여건 안팎에 달했던 채용 공고는 지난 4일 한국팀이 폴란드를 상대로 첫승을 거둔 이후 2천6백여건으로 15% 급감했다. 온 국민이 월드컵에 관심을 갖는 만큼 자칫 유능한 인재가 지원하지 않을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통상 5월 상순부터 6월 중순까지가 상반기 채용의 절정이었던 예년 추세와 비교해 볼때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이 채용시점을 늦추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중견그룹 M사의 인사담당 관계자는 "1년에 한번 실시하는 공채를 구직자들의 무관심 속에서 실시할 수 없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신입사원 공채를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드컵대회가 끝나는 6월 말 이후부터 7월 중순까지 기업들의 채용이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희 인크루트 매체운영팀장은 "올 상반기 대기업들의 대규모 공채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던 채용시장이 월드컵 열기로 주춤거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채용휴식기'로 간주되어 왔던 7월 초.중순에 오히려 채용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