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워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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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의 전신은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가 이부카 마사루(井深大)와 1946년 창업한 도쿄통신공업회사다.
소니라는 이름을 만든 건 55년 소형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수출하면서부터였다.
58년 회사명을 소니코퍼레이션으로 바꾸고 수많은 제품을 내놨으나 대표작은 79년 발표한 '워크맨'이다.
"어느날 이부카가 어디서나 음악을 듣고 싶은데 녹음기가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나는 기술진에게 휴대용 오디오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모두들 녹음기능 없는 녹음기를 누가 사겠느냐며 반대했지만 밀어붙였다.
…'워크맨'이란 이름이 이상해 '워킹스테레오'등 문법상 하자가 없는 걸로 고치라고 했으나 광고가 시작돼 도리없다고 했다.
미국에서라도 '사운드 어바웃'으로 바꾸려 했으나 소용없었다."(모리타 회장 자서전)
이렇게 탄생된 워크맨은 음악은 한곳에 앉아서 듣는 것이라던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은 물론 1년에 2천만개 이상 팔리면서 소니를 반석 위에 올려놨다.휴대용 오디오의 상당수가 CD플레이어와 MP3로 대체된 지금도 워크맨은 다양한 기능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여전히 인기를 끈다.
이런 워크맨에 대해 오스트리아 대법원이 더이상 소니의 고유상표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이다.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를 뜻하는 일반명사라는 것이다. 소니측은 물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소니의 브랜드파워는 세계 20위, 가치는 1백50억달러로 추산되거니와 소니의 상표에 대한 애착과 보호는 유명하다.
55년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처음 수출할 당시 부로바에서 10만개를 사겠다는데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거나 50년대말 식품회사가 소니 상표를 사용하자 4년 소송 끝에 이긴 게 그 예다.
'하나의 상표는 한 기업의 생명이며 따라서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고 믿는다.
상표와 회사의 이름은 제품의 질을 책임지고 보증한다'는 것이 모리타 회장의 주장이었다.
소니의 대응책은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승부는 기술과 디자인 혁신에 따른 제품 차별화일 게 틀림없지 않을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