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가 배워야 할 또 하나의 것을 보여줬다.바로 열광적이지만 질서정연한 응원열기다." 한·일 월드컵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CNN방송 스포츠앵커인 테리 배두(Terry Baddoo)는 한국이 폴란드를 꺾은 4일을 '바로 이런 밤'(Quite a night)이라는 제목의 글로 6일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SI) 홈페이지에 올렸다. 다음은 글의 요지. "지난 4일 밤 한국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경기장 안과 밖에서 솟아난 함성은 한국의 대지를 흔들었다. 서울시내 중심부는 '붉고 흰 바다'(a sea of red and white)로 변했다. 헤아릴수 없이 많은 지지자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 몰려들었다. 이것은 전에도 많이 봤던 장면이다. 그러나 한가지 다른 것이 있었다. 수천,수만명이 열광하고 외치고 울부짖었지만 상대팀에 대한 적의와 분노가 없었다. 그들은 너무도 질서정연했다. 위험이라고는 단 한점도 없었다. 유럽과 중남미에서는 당연히 축구의 한 분야였던 위협과 폭력은 서울과 부산의 거리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수만명의 붉은 악마와 4천7백만명의 한국 국민들은 한국 대표팀을 구심점으로 하나로 단결했을 뿐,이방인들을 향해 악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축구 열광'(football fanaticism)이 나아가야 할 길이다. 순수하고 악의가 없는 열정,한국 국민은 세계에 이것을 보여줬다. 한국 국민은 세계에 축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애정을 보여줬다. 세계가 배우고 따라야 할 길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