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이코 탈세파문..예술품시장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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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분식회계 파문의 불똥이 회계법인들로 튄 것처럼 데니스 코즐로우스키 전 타이코 회장의 탈세파장이 뉴욕 예술품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 보도했다.
그의 탈세가 고가의 예술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이뤄져 중개상이나 다른 고객들에 대한 조사확대가 불가피해진 탓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예술품 거래가 일제히 중단되는 등 뉴욕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뉴욕 예술품시장에서는 고가의 예술품을 살 때 거래액의 8.25%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해주는 게 관행이었다.
따라서 코즐로우스키 이외에도 많은 예술품 애호가들이나 대부분의 뉴욕시장 중개상들이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빅토르 위너 미국 예술품감정협회 회장은 "고가의 예술품을 살때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은 전국적인 관행"이라며 "당분간 뉴욕 예술품 시장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 예술품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탈세유형은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작품을 판매세가 없는 다른 주로 보낸 것처럼 꾸미고 실제는 고객의 집으로 전달하거나 △작품을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하는 것처럼 하고 고객에게 팔며 △겉 박스를 세금공제가 가능한 회사나 공익재단으로 보내고 작품은 고객이 가져가는 것 등이다.
뉴욕의 올드 마스터 화랑을 주로 이용한 코즐로우스키도 이런 과정을 거쳐 최근 최소한 6개의 고가 예술품을 1천3백17만5천달러(약 1백70억원)에 매입하면서 약 1백8만달러(14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지난 3일 전격 해임됐다.
뉴욕을 포함한 전세계 예술품 거래시장은 세계최대 경매업체인 소더비의 가격담합과 관련한 재판으로 지난 5년간 침체를 겪다 최근 들어 간신히 활기를 되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이 터지자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데이비드 킬렌 예술품 딜러는 "모처럼 생기를 띠었던 대부분의 중개인들이 지금 공포에 떨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뉴욕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