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우리 마침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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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마침내 감격의 첫승을 거뒀다.
지난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처녀 출전한 이후 무려 48년만의 일이다.
전반 황선홍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승리를 굳히는 유상철의 두번째 골이 터지는 순간 환호의 함성이 전국에 메아리쳤다.
그것은 48년간 목말라했던 첫승에 대한 갈증을 한순간에 씻어낸 것이고 동시에 '불가능은 없다'는 의지의 승리이기도 했다.
참으로 장하고 대단한 일이다.
폴란드는 두차례나 월드컵 3위에 올랐고 이번 대회 유럽예선 5조에서 1위로 통과한 강팀이다.
반면 한국은 5번 출전해 4무10패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 고작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해묵은 숙원을 풀어냈다는 것은 단순한 축구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그동안 온국민이 축구에 쏟은 열과 성이 맺은 결실이라고 해야겠다.
대 폴란드전 승리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한층 밝아졌다.
그보다 더욱 값진 것은 온국민이 뜨거운 열정과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세계무대의 벽이 아무리 높고 험해도 끈질기게 도전하고 투자하고 노력하면 반드시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축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경제문제라고 스포츠와 다를 바 없다.
월드컵 1승에서 얻은 용기와 자신감을 경제문제로 승화시키면 고대하는 선진국 진입도 머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번 월드컵 대회가 스포츠행사 차원을 넘어 국가 이미지와 한국상품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 경제월드컵으로 치러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경제월드컵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선 남은 기간동안 해야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60억 세계인이 지켜보는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일이 관건이다.
이미 차량 2부제 운행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호응이 세계인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처럼 관중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수준 높은 질서의식을 자랑하고,외국의 유수한 정.재계 인사가 포함돼 있는 방문객과 관광객을 내집 손님처럼 친절하고 따뜻하게 맞아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축구와 한국경제를 동시에 응원하는 일일 것이다.
또 축구열기에 취해 산업현장의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불량률이 늘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해야 한다.
바로 그런 점에서도 경기장 관중석이 무더기로 비게 되는 사태를 초래해 성공적인 월드컵에 흠집을 만들고 있는 입장권 해외 판매문제에 대해선 FIFA와 바이롬사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 또한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