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8개월 최저치 경신에 나서고 있다. 전날 일단 주춤했던 하락세는 시장 주변 여건상 재개될 움직임이 확연하다. 달러/엔 환율이 123엔대로 다시 주저앉는 등 미국 달러화가 기업 불신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감안했다. 업체 네고물량 등 매물에 대한 부담감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인데다 매수세의 등장 여부도 불투명하다. 반등시 고점매도가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인식. 시장 참가자들은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을 가진 동시에 국책은행 등을 동원한 속도조절에 어떤 강도로 나설 것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 1,220원에 대한 테스트가 감행될 가능성이 크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9분 현재 전날보다 4.60원 내린 1,221.70원을 가리키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화 약세 흐름에 편입된 가운데 1,229.00∼1,229.75원의 좁은 범위를 거닌 끝에 1,228.00/1,230.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70원 높은 1,227.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지난 5월 31일 전 저점(1,225.50원)을 깨고 9시 44분경 1,221.30원까지 내려섰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사는 세력이 빈약하고 반등시에도 고점 매도가 거듭 나오고 있다"며 "일부에서 달러매수초과(롱)으로 넘어온 뒤 개장초 이를 덜어내며 환율을 밀어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나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어려운 장세가 예상되며 오늘은 1,220∼1,225원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현재 레벨상 충분히 개입이 나올만한 시점임을 감안, 경계감이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에서 123.65엔으로 일본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 반등력이 미약하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최근 엔화 움직임이 약간 급하다"며 "엔화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에 대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 엔 강세 저지를 위한 개입에 재차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런던장이 휴장이기 때문에 얇은 장세를 이용, 개입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기업 신뢰도에 대한 회의감으로 미국 밖으로 자금을 철수시킬 것이란 우려로 123.57엔으로 하락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5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