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남미의 신흥강호 에콰도르와의 경기에서 두골을 작렬시켜 이탈리아팀 첫승의 주역이 된 크리스티안 비에리(28·인터밀란)는 뛰어난 골 결정력과 넘치는 힘을 자랑하는 축구계의 방랑자. 축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개 클럽을 전전하며 골감각을 갈고 다듬었다. 99년 당시로선 세계최고인 5천만달러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인터밀란에 입단해 주목을 받았다. 1백85㎝, 82㎏의 신체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탁월한 문전처리,공간장악을 통한 헤딩슛이 위력적이다. 부상으로 유로 2000에 결장한 뒤 복귀한 지난시즌 22골을 뽑아냈을 정도로 골감각을 타고 났다. 특히 비에리는 수영, 크리켓은 물론 복싱 헤비급 선수로 활약한 전력이 있을 만큼 만능 스포츠맨으로도 유명하다. 과묵하고 냉정한 성격과 다부진 체격 탓에 '아이스 자이언트(The ice giant)'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 지난 96년 간판 비알리의 이적으로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물색하던 명문 유벤투스에 깜짝 발탁된 비에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시즌 8골을 터뜨리며 팀의 리그 우승에 기여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투박한 성격으로 스타성은 떨어지지만 골문 앞에서의 폭발력은 현역 최고로 손꼽힌다.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비에리는 5경기에서 5골을 뽑아 득점 2위를 차지했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