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 지난달 30일 '대한(對韓) 투자전략회의(월드 비즈니스 리더스 라운드테이블 2002)'에 참석한 뒤 31일 월드컵 개막식을 관람한 헬무트 판케 BMW 회장이 출국장으로 사라졌다. 출국 에스코트를 맡은 박청원 산업자원부 투자진흥과장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날 박 과장의 영접을 받고 출국한 세계 유수의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만도 4명. 판케 회장과 헤닝 슐트놀르 알리안츠 회장, 마쓰시타 마사유키 마쓰시타전기 부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거물들이다. 산업자원부가 '경제 월드컵'의 선봉장으로 한껏 주가를 올리고 있다. 내로라하는 다국적기업 CEO 50명을 한자리에 끌어모은 '대한 투자전략회의'를 통해 세계 비즈니스계의 이목을 서울로 집중시킨 것. 박 과장과 이원희 사무관 등 20여명이 6개월 이상 치밀하게 준비한 '대한 투자전략회의'는 세계 경제의 리더들에게 한국 경제의 비전을 확고하게 심어준 계기였다. 이 행사를 지켜본 마쓰시타 부회장은 "향후 50년안에 서울이 상하이 베이징 등과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CEO들도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한국 경제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부상하려는 정부의 마스터플랜에 깊은 신뢰를 보내는 한편 한국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초특급 승용차와 경찰 에스코트, 밀착 경호 등 방한 인사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국빈(國賓)급 의전'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산자부는 또 정만기 무역진흥과장의 실무 지휘 아래 지난달 중순부터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중국 상하이와 영국 런던,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월드컵과 연계한 '세계일류상품 해외 로드쇼'를 개최, 한국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세계일류상품 전시회 및 바이어 구매상담회'를 마련해 월드컵 붐을 수출 마케팅으로 연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산자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제 월드컵'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기 위한 후속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3일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중국-터키전'을 전후해 '한.중 산업협력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황해를 끼고 있는 양국 지자체와 기업간의 산업.투자협력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산자부는 이와 함께 25일 열리는 준결승전을 전후해선 KOTRA 및 주한 외국상의 등과 함께 다국적기업 아시아지역본부 유치를 위한 세미나와 투자설명회도 열 방침이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