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을 선도하는 대치동 도곡동 개포동 등 이른바 강남 '빅3'지역의 일부 아파트 매매값이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지난 3월에 기록했던 고점을 회복하고 있다.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 3월 초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후 2개월 가량 하향세를 보이다 2∼3주 전부터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이같은 반등세가 서울 및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관련 재료와 이사철을 앞둔 계절적 요인이 불러온 국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빅3' 동향=대치동에서는 청실1차와 은마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청실1차 31평형은 5억원 수준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1월 초의 4억2천만원 수준보다 8천만원 정도 올랐다. 인근 청실공인중개 관계자는 "호가는 올랐지만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고 말했다. 2∼3주 전 3억8천5백만원 수준에서 단기 바닥을 찍었던 은마아파트 31평형은 4억∼4억2천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성창공인 관계자는 "3월 이후 2천만∼3천만원 정도 빠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거래도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는 최근 2주 사이에 1천만∼1천5백만원 정도 올랐다. 급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특히 저층의 경우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라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반면 개포동 주공 고층 단지(5,6,7차) 아파트의 매물 소화속도는 빠르다. 고층 5단지의 경우 34평형 매물이 4개 정도 있었는데 최근 2∼3일 사이 모두 팔렸다. 2주 전까지만 해도 20평형대가 주로 거래됐는데 지난 주부터는 30평형대로 매매 활기가 확산되고 있다. 도곡동에선 도곡주공 아파트가 지난 3월의 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10평형이 4억3천5백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밖의 다른 아파트들은 전반적으로 보합 또는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인과 전망=강남 '빅3'지역 아파트의 최근 가격동향과 관련,부동산 전문가들은 방학이사 수요와 개별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우선 여름방학을 앞두고 발빠른 수요자들이 서둘러 매입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은 물론 거래의 활기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관련 여러가지 재료도 가격상승세를 부채질했다. 청실1차는 재건축에 필요한 동의율 80%를 달성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은마는 7월6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도곡주공은 이주가 완료단계에 접어드는 등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반등세가 서울·수도권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의 기폭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닥터 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금리상승 및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의지 등을 감안할 때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다시 동반 상승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재료에 의해서 국지적으로 오르는 곳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