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장 등 개혁파의 도전을 물리치고 연임에 성공했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선거전을 치르는 동안 블래터의 치부가 대부분 드러나 리더십에 커다란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블래터의 재선으로 앞으로 FIFA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반(反) 블래터' 기치를 높이 들고 있는 유럽축구연맹은 앞으로도 블래터의 전횡이 계속되면 FIFA를 탈퇴할 수도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각 대륙연맹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몫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가장 큰 일은 역시 FIFA 내 핵심 세력인 유럽축구연맹과의 관계 회복이다. 51개국이 가입한 유럽연맹은 회원국 수에서는 아프리카(52개국)에 뒤지지만 회원국 모두 축구 실력뿐 아니라 국력도 강해 FIFA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제스포츠 단체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지난 4년 동안 유럽연맹의 투명성 제고와 민주적 운영 요구에 시달린 블래터가 이번 선거 과정에서 '화합'과 '단결'을 강조한 것도 유럽연맹의 탈퇴 등으로 FIFA의 공중분해를 우려한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앞으로 FIFA 내부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