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찬길 한진해운 사장(62)은 평소 성격이 소탈하고 자상한 편이다. 그러나 업무처리에선 빈틈이 없으며 공.사를 뚜렷히 구분하는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김 사장은 "이번 수상은 개인의 영예이기에 앞서 지난 53년간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해온 임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이라며 영광을 내부고객들에게 돌렸다. 그는 1967년 대한항공에 입사한뒤 대한항공 한진 한진해운등을 거치며 육해공 분야에서 풍부한 현장경험을 쌓은 명실상부한 물류 전문가. 이 때문에 금탑훈장 수상이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2000년 이후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뛰어난 판단력과 추진력으로 해운업계에 불어닥친 극심한 불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해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1987년 한진그룹의 대한상선 인수단(재무 담당)으로 파견돼 해운업계에 입문했다. 88년 옛 한진해운과 대한상선의 통합 작업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해운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동안 해외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면서 한진해운이 내실경영을 다지는데 일조했다. IMF사태 직전인 지난 97년 8월에는 총 31척의 선박 매각 계획을 수립,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또 독일의 자회사 세나토사와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2000년에는 흑자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가치 중심의 내실경영"을 강조해왔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과감한 업무 혁신과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소신이다. 시간이 나는대로 등산과 조깅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다. 바둑은 1급 수준. 세계 4위권 선사로 도약하기까지=한진해운은 자사선과 용선을 포함해 1백23척의 대규모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2백30만 TEU 이상의 컨테이너 화물과 7천만톤 이상의 벌크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중국 코스콘,일본의 K-라인,대만의 양밍사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3대 해운업체로 거듭난다는 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다. 1949년 대한해운 공사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창립된 한진해운은 1978년에서 1980년까지 신항로 개척에 나서 중동항로와 미주 항로에 진출함으로써 본격적인 성장의 나래를 폈다. 지속적인 신형선 투입,국적선사 최초의 전용터미날 개장 및 미대륙 횡단 2단적 열차 서비스,글로벌 온라인 전산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80년대 후반에 세계 5대 선사로 성장했다. 컨테이너 주력선대는 5천6백TEU급 선박을 포함한 평균 선령 3년의 4천TEU급 이상 선박들이다. 세계적인 제휴그룹의 리더로서 자회사인 독일의 세나토사 등과 함께 글로벌 서비스 네트웍을 구축하고 있다.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에 국가기간산업용 원자재를 운송하는 전용선 서비스를 비롯해 전세계를 커버하는 부정기 서비스,동남아 및 중동 지역에 정기선을 운항하는 정기선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대형 멤브레인 타입의 한진 평택호 등 4척의 LNG선은 연간 2백50만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를 운송해 국민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적기에 공급하고 있다. 국적 선사로는 유일하게 롱비치 시애틀 도쿄 오사카 오클랜드 카오슝 등지에 6개 해외 전용터미널과 국내 광양 감천 감만 등 3개 전용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를 위해 지상과 지상,지상과 선박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신정보시스템을 도입해 리얼타임으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0년 5월 새롭게 출범한 정보통신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은 세계 유수의 12개 선사와 제휴,해운종합서비스 인터넷 사이트인 "GT넥서스"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오는 2010년 3백50여척의 지배선단과 40여개의 노선,30여개의 전용터미널과 200여곳의 영업망을 갖추고 해상 터미널과 내륙운송을 연결하는 완벽한 일괄 수송체계를 실현할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