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워도 다시한번' .. 최루성 멜로 올해도 다시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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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한번"은 한국 최루성 멜로의 대표주자다.
지난 6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장안을 눈물바다로 만든 뒤 무려 6편이나 시리즈로 나왔다.
첫 작품 이후 71년까지 매년 한 편씩 발표했던 정소영(74) 감독이 2002년판 "미워도 다시 한번"을 다시 연출했다.
정감독의 다섯번째 작품이자 변장호 감독판 등을 포함,7번째 "미워도 다시한번"이다.
정감독의 큰아들 정재훈씨와 작은아들 지훈씨가 각각 제작자와 기획자로 힘을 보탰고 왕년의 스타 고은아(본명 이경희)씨의 합동영화사가 배급을 맡았다.
유부남과 처녀의 이루지 못할 사랑,미혼모 아이의 양육권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얼개는 30여년 전과 같다.
등장인물의 직업과 상황 등이 달라졌다.
아역배우 김정훈을 어린이의 우상으로 만든 신영균 문희 주연의 원작은 유치원 여교사와 기업체 사장이 주인공이었다.
2002년판에서는 잡지사 사진기자 수정(이승연)과 증권회사 간부 지환(이경영)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아역이 사내였고 대를 이으려는 아버지 집안에서 아이를 데려 갔다.
이번에는 불치병에 걸린 수정이 여아(한지혜)를 아버지에게 보낸다.
대본을 쓴 방송작가 김수현은 "언어의 마술사"답다.
"몰랐을 땐 사랑이지만 알고 훔치는 건 도둑질이야" "좋아서 아이 받는 거 아냐,인질로 받는 거야" "결혼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사는 게 하도 피곤해서 니등에 업혀 잠시 좀 편해보자고 한 것 뿐야" 등의 대사들은 귓전을 맴돈다.
정감독은 시대감각에 맞게 캐릭터와 줄거리를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러나 신파조 구성과 관습적인 과거회상 연출방식을 답습한다.
이승연,이경영,김나운,박용하,최란 등 브라운관 스타들은 방송드라마 연기를 선보인다.
TV 드라마에 익숙한 주부 관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게 흥행의 관건일 듯 싶다.
31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