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사장 장경작)과 워커힐호텔(사장 한종무)이 월드컵개막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식음료사업 상권 선점을 위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일 공항관계자에 따르면 공항청사 4층 식당가에 입주하고 있는 조선호텔과 워커힐호텔은 누적되는 적자에도 불구,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제살 깎아먹기식 각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조선호텔은 지난해 3월 개항 당시 공항청사 4층에 5개 식당의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 2배이상 많은 고객들이 몰려들어 식사시간이면 이들 식당은 북새통을 이뤘다. 고객불만은 높아만 갔고 결국 공항공단에 들어오는 고객불만엽서의 대부분은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식당 관련 내용이었다. 고객불만은 다양했다. '한식당 차림표엔 20여가지 메뉴가 적혀 있는데도 실제론 비빔밥 한가지만 판다' '20∼30분을 기다려도 서비스를 받지 못해 그냥 자리를 떠났다' '아예 문전에서 다른 곳으로 쫓아보낸다' 등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호텔 식당으로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들이 등장했다. 공항공사는 부득이 서비스 개선을 위해 7월에 새로운 사업자를 추가선정했다. 이때부터 워커힐호텔의 4개 업장이 공항4층에 합류했다. 경쟁은 시작됐고 올들어선 급기야 공항 상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각종 할인이나 특가 메뉴, 사은품.쿠폰 제공 등 사활을 건 싸움으로 확대됐다. 특히 조선호텔은 지난해 3월 신공항개항 이후 1년간 누적영업적자 20여억원에 대한 원인을 독점영업을 할 수 없도록 만든 공항측에 돌리며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이 손해를 배상토록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했다. 이와 관련, 공항 관계자는 "공항은 한 나라의 관문으로서 마케팅 이점이 크기 때문에 업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기꺼이 입주하는게 관례"라며 "적자의 원인이 자신들에게 있는데도 이를 남에게 전가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갖고 어떻게 몰려드는 외국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