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월드콤 구원투수로 나선 '존 시즈모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위기에 처한 미국 2위 장거리통신업체인 월드콤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지난 달 30일 전격사임한 버나드 에버스의 후임인 존 시즈모어(51)가 그 주역이다.
시즈모어는 1996년 월드콤에 합류,최고경영자(CEO)에 오르기 전까지 부회장직을 맡아 에버스 전 CEO를 충실히 보필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경영철학은 기본적으로 에버스와 많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에버스의 철학은 '결코 아무것도 팔지 않는다'지만 시즈모어는 '팔 것은 모두 판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실제로 그가 취임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한달 일정으로 대대적 자산재평가에 착수한 것.
이는 비핵심 사업부문을 과감히 처분해 운영자금을 마련,월드콤의 회생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월드콤의 한 전직 임원은 "시즈모어는 좋은 구원투수다.자산매각을 통해 핵심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그의 전략은 채권단 등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기의 승패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시즈모어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호의적이지만 회사 사정이 워낙 좋지 않다.
무엇보다 에버스가 파놓은 부실의 골이 너무 깊다.
3백억달러에 이르는 부채,핵심사업의 부진으로 인한 주가 폭락 등이 몰고 온 총체적 위기는 이미 새 CEO의 능력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
시즈모어가 아무리 강도 높게 구조조정에 착수하더라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갚지 못할 것이란 분석을 깔고 있다.
시즈모어는 취임연설에서 "파산을 신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으나 월드콤의 회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