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 없는 노인과 고아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는 것이 꿈입니다." 강력반 형사로서 바쁘게 살면서도 박봉에 시간과 돈을 쪼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돌보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강력반 김윤석 경사(41). 김 경사는 지난 89년 처음 발령받은 마포구 아현2 파출소에서 근무하다 관내의 고아원 '소년촌'을 우연히 둘러본 게 계기가 되어 10여년동안 불우이웃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는 16일 "당시 무언가 굶주린 듯한 어린 원생들의 눈망울을 차마 그냥 무시할 수 없었다"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이때부터 비번일마다 소년촌을 찾아가 화장실고치기,전기보수 등 온갖 잡일을 도맡아 했고 헌옷을 수집해 깨끗이 세탁해 전해 주었으며 관내 채소가게 등에서 팔다남은 채소들을 모아 전해주기도 했다. 지난 2000년말 영등포경찰서로 전근한 김 경사는 이른바 '쪽방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한편 김 경사는 올 2월부터 인터넷포털 '다음'에 '쪽방도우미봉사회'라는 카페를 만들어 운영하며 네티즌과 봉사의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도 받고 있다. 강력반 수사과정에서 1평도 안되는 쪽방에서 외롭게 삶을 이어가는 노인들을 보고 어릴적 함께 산 할머니 생각에 또다시 마음이 움직인 것. 그는 비번일 때마다 쪽방을 돌며 노인들의 상태를 점검,건강이 악화된 노인들을 자원봉사자들과 이어주고 생활보호대상자 신청을 해주는 등 도움을 주었다. 영등포경찰서에 우유와 빵 등을 납품하는 업자들을 설득해 팔다 남은 우유 빵등을 매일 쪽방에 사는 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또 최근에는 영등포역 주변의 노숙자 10여명에게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생활보호대상자로 등록시켜 자립의 기반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장애인으로 수년간 노숙자생활을 해왔던 최모씨(46)는 "세상이 날 버렸는지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며 "김 경사는 나를 친형제 이상으로 돌봐줘 이제는 건강도 크게 좋아졌고 쪽방이지만 쉴 곳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 경사는 올초 아내와 퇴직하면 유산으로 물려받은 강원도의 시골 땅에 양로원을 지어 노인들을 돌보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