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삼보컴퓨터의 역발상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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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등 생산비용 측면을 따지면 멕시코가 중국 등지에 비해 글로벌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 멕시코법인장 박충모 상무의 지적이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되고 난 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IT업체들이 앞다퉈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짓는등 멕시코 진출바람이 거셌다.
그러나 최근에는 멕시코지역의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장을 중국에 이전하거나 계획중인 국내업체들이 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주로 진출해 있는 미국 국경인접 멕시코 공업지역의 생산직 근로자 평균인건비는 월 7백∼8백달러.국내 고졸 초봉에 비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무관세 혜택 등을 부여하는 마킬라도라 프로그램의 약발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가전제품 등 상당수 교역품목에서 역외 관세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강성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그런데도 삼보컴퓨터는 최근 멕시코 후아레스에 연생산규모 1백80만대의 제2공장 건립에 들어갔다.
지난해 설립한 제1공장도 1백80만대의 연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제2공장이 정상가동되는 연말께는 생산능력이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글로벌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는 멕시코에서 삼보가 공장증설에 나선 것은 도박으로까지 비쳐지고 있다.
수익이 매출의 5%를 넘지 못하는 PC산업구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증설의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삼보는 컴팩과 합병한 HP로부터 추가적으로 PC구매 제의를 받았고 남미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글로벌전략도 세워둔 상태다.
박충모 상무는 "2∼3개월에 불과한 PC제품주기를 감안할 때 시장인접지역에 물류거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중국 등지에서 생산할 경우 배송기간이 2개월 가량 걸려 자칫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제때 내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보가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의 글로벌생산기지 전략과는 정반대로 북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 역발상 경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후아레스(멕시코)=박영태 산업부 IT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