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58
수정2006.04.02 14:02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0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의미하는 `신민주대연합' 용어의 폐기 방침을 밝히고 대통령 아들비리 문제에 대해서도 이례적으로 비판하는 등 대선전략을 전면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또 이날 서울과 경기지역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섬으로써 지난달 대통령후보 선출이후 `선 정계개편' 추진에 초점을 맞췄던 행보를 이 후보와의 대립전선 구축으로 옮기는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전략 수정은 최근 대통령 아들 등 잇따른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과 김영삼 전대통령 면담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으로 노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하향추세인데다 김 전대통령과의 연대 추진이 불발되고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공식확정되는 등 여건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신민주대연합은 과거회귀적인 표현이고, 과거 정치세력이 다시 등장한다는 느낌때문에 여론이 좋지않다"며 이 용어를 폐기할 뜻을 밝혔다.
노 후보측의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은 "단순히 민주대연합이라고 하니까 민주대 반민주 구도의 옛날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의 공격을 받아왔다"며 "민주개혁연합 등 다른 적절한 표현을 찾을 것이나, 앞으로는 정책구도정계개편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그러나 "이미 우리 입장을 밝혔으니 YS에게 더이상 매달리지 않을 것이나 (YS를)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여 일단 정계개편을 독자추진하되 지방선거후 대선국면에서 김 전 대통령의 합류 가능성을 열어뒀다.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관리는 정말 잘못됐다"며 "청와대에 친인척 관리 비서관까지 두고 있는데 아들들을 잘 관리하지 못했다"고 처음으로 공개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김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아니다"면서 "홍걸씨의 3억원 수수 잘못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유 특보 발언에 대한 질문에 "그런 인식은 그전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내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야박하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해 본인이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도 후보비서실과 당을 통한 차별화를 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노 후보는 이날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이회창 후보의 `부패척결' 주장에 대해 "국정에는 부정부패 문제뿐 아니라 경제와 민생도 있으며, 부정부패를 밝히고 규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한나라당과이 후보는 국민의 세금과 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사용하고 비리수사에 대한 방탄국회만도 수십차례 열었으므로 비리청산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