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이오분야 두뇌수준은 아주 우수합니다.백스젠이 동물세포 대량 배양시설 공장 설립지로 다른 아시아 국가를 제치고 한국을 택한 것은 한국 바이오 전문인력의 뛰어난 교육수준과 재능을 높게 샀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생명공학 회사인 미국 백스젠의 제임스 파넥 수석 부사장(50)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생명공학 산업의 기반설비인 동물세포 대량 배양시설을 갖추게 되면 세계적 바이오신약의 메이저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스젠은 최근 국내 기업들(넥솔바이오텍,담배인삼공사,J스테판&컴퍼니)과 합작해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동물세포 대량배양 전문기업 '셀트리온'을 인천에 설립하고 파넥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그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셀트리온의 사업전략을 논의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방문,제휴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파넥 부사장은 "최근 한국언론에서 셀트리온을 '에이즈백신을 생산하는 기업'에 초첨을 맞춰 보도했는데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며 "에이즈백신은 첫번째 생산예정 품목일 뿐이며 동물세포 대량배양시설을 활용한 다른 품목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밸리 안에 오는 2003년까지 1단계로 1만2천ℓ 규모의 배양설비 4기를 완공,인공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약 후보로는 에이즈백신 외에 각종 항암제,류머티즘 관절염치료제 등이 꼽힌다. 현재 세계 산업계에서는 동물세포 배양설비를 21세기 바이오산업을 이끌 제3의 '산업의 쌀'로 보고 있다. 개발 중인 신약의 절반 이상이 동물세포 배양기술에 의해 생산될 정도로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는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파넥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동물세포 대량 배양설비는 미국 독일 등 소수 선진국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공급량이 크게 부족하다"며 "향후 수년 내에 수요가 공급의 2∼4배 정도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따라서 "여유 생산능력을 확보한 회사는 세계 바이오시장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국이 동물세포 대량 배양설비를 갖출 경우 세계 유수의 바이오 및 제약회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바이오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넥 부사장은 특히 이번 대량생산설비가 들어설 경우 기술이전은 물론 신규고용 창출 등 한국경제가 여러가지 플러스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백스젠의 모회사인 제넨텍은 이미 21년 전 미국의 노던캘리포니아에 파일럿 플랜트를 지어 8만5천여명의 일자리를창출했으며 매년 27억달러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셀트리온은 한국에서도 3백여명의 연구진을 채용할 계획이다. 또 2005년께부터 신약생산에 나설 경우 연간 2조∼3조원의 수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셀트리온은 보고 있다. 파넥 부사장은 "한국의 경우 바이오분야 연구자들의 기초기술과 엔지니어링 기술,응용기술이 뛰어나다"며 "대학 등과 공동으로 바이오 교육과정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넥 부사장은 미국 미시간대에서 화학공학(석사)을 전공한 후 제넨텍에서 20여년간 생산부문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올초 자회사인 백스젠의 수석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특히 제넨텍 생산본부장 시절 미국 생명공학 업계로서는 처음으로 대량생산설비 도입을 주도해 제넨텍을 선두기업으로 육성시키는 데 핵심역할을 했다. 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