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가 뜬다] '벤처 농군 김기일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자상거래와 환경농법.'
경남 김해시 한림면에 사는 벤처농군 김기일씨(47)가 제시하는 한국농가의 살 길이다.
그의 하루는 컴퓨터와 함께 시작된다.
새벽 5시에 일어나면 컴퓨터부터 켠다.
새로운 농업지식을 얻거나 주문한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기 위해서다.
농민들과 토론방을 통해 농사의 어려움을 얘기하고 문제점을 해결한다.
농민들의 질문에 답하거나 매일 오후 강의하고 있는 컴퓨터 교육자료를 수집하기도 한다.
이어 논과 밭 과수원 1만여평에 나가 벼와 단감 농사를 짓는다.
이같은 하루 일과를 통해 최적의 농사법을 배운 덕택에 과거보다 수입이 2배이상 늘었다.
한국농가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김씨의 성공은 기존 농업의 틀을 깨뜨린데 있다.
지난 90년초만 해도 농사를 지어보니 연소득이 2천만원에도 못미쳤다.
기존 방식으론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다.
판매방식을 전자상거래쪽으로 틀었다.
1984년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가 보내준 애플컴퓨터를 독학, 컴퓨터를 생활화해온 덕분에 전자상거래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 등의 소비자단체를 찾아다니면서 판매처를 뚫었다.
홈페이지도 만들어 쌀과 단감의 통신판매도 시작하자 고객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내친김에 쌀과 단감을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농약을 최소한으로 줄인 친환경제품으로 재배키로 했다.
고객들이 직접 방문, 확인하면서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4천7백만원으로 올랐다.
생산하기도 전에 사겠다는 주문도 쇄도했다.
그는 '농사로도 돈을 벌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컴퓨터 농업교육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연간 2천8백여명에게 농업자료의 데어테베이스화와 농가경영장부 작성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김씨는 "컴퓨터는 핵심 농기구나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그간 정리된 자료를 책과 CD로 발간하고 해외농민동우회와 교류를 통해 선진 농가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