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이틀째 연중 최저, "5월중 1,280원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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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전강후약'의 흐름을 띠며 이틀째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업체 네고물량과 역외매도 등 수급상 공급우위가 뚜렷했다. 은행권에서 장 후반 달러매도초과(롱)포지션을 처분하면서 급락 흐름이 연출됐다.
달러화 약세가 분명하게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급격히 줄어 달러매수 요인도 크게 약화됐다.
3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4원 내린 1,284원에 한 주를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3일 1,274.60원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가리켰다. 지난달 12일 연중 최고치인 1,332원에서 3주동안 48원이 빠졌으며 14거래일동안 11일이 하락했다.
밤새 달러/엔의 상승과 외국인 주식순매도 등으로 1,290원대를 회복했던 환율은 하락 요인 부각으로 꾸준히 저점을 낮추는 궤도를 그렸다. '하락 추세 유효'란 인식의 저변에 일부 자동차 업체 등의 대규모 물량 공급과 역외매도 등이 가세했다.
예상외로 월초임에도 결제수요의 유입이 부진한 가운데 달러/엔 반등에 기댄 은행권의 달러매수(롱)플레이가 장 후반 엎어지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반짝 매수에 나섰다가 매도로 돌아섰으며 장중 반등다운 반등이 힘을 쓰지 못한 형국.
◆ 하락 추세 유효 =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결제나 역송금수요가 소규모로 있었으나 업체들이 확실하게 터닝시점으로 보고 계속 네고물량을 공급했다"며 "급격하게 흐른 것을 보면 일부 자동차업체가 옵션이나 선물환매도 등을 통해 대규모 물량을 내놓은 것 같고 전반적으로 공급우위의 상황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환당국에서도 1,300원은 일단 높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전체 그림은 하향 안정쪽으로 기울어질 듯 하다"며 "다음 타겟이 1,278∼1,279원에 걸려있는 가운데 달러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면 5월 환율은 1,270∼1,300원의 박스권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어제 모양새가 단기 반등이었으나 큰 물량이 터지면서 전형적인 달러되팔기(롱스탑)장세가 이뤄졌다"며 "시장은 달러매도초과(숏)상태가 아니었으며 한 자동차업체 물량만 1∼2억달러는 된데다 너나 할 것없이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280원이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당초 내다봤으나 현재 추세라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1,280원이 깨지면 수출업체도 곤혹스럽고 정책당국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 향후 어떤 형태의 액션이 나올 지 신경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 외인 순매도 약화 =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50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92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여드레째 주식순매도가 이어졌으나 규모가 크게 줄어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역할이 희석되고 달러화 약세 흐름에 짓눌렸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주로 보합권을 맴돌았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소폭 상승, 127.89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일시적으로 128.03엔까지 오름폭을 확대했었다.
그러나 128엔 등정이 무겁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되밀려 주로 127.80∼128.90엔을 오갔으며 오후 4시 47분 현재 127.79엔을 기록중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3원 높은 1,291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3분경 1,290.10원까지 내려선 뒤 달러/엔 상승 등으로 9시 47분경 이날 고점인 1,291.8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네고물량 공급 등으로 오름폭을 축소하며 1,290원을 하향, 10시 49분경 1,289.20원까지 내려선 뒤 1,289원선에서 주로 맴돌다가 1,289.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89.30원에 거래를 재개, 일시적인 외국인 주식순매수 전환 등으로 1,288원까지 낙폭을 확대한 뒤 한동안 1,288원선을 거닐었다.
2시 이후 매도세 강화로 하락 전환한 환율은 낙폭을 확대, 3시 7분경 1,285.60원까지 미끄러진 뒤 달러되사기(숏커버)로 1,286원선으로 일시 반등했다. 그러나 역외매도세와 함께 은행권의 손절매도가 강화, 1,284원을 맴돌던 환율은 4시 29분경 이날 저점인 1,283.10원까지 푹 꺼졌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91.80원이며 저점은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4일 장중 1,276.8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1,283.10원이었다. 장중 8.7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9,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840달러, 2억7,900만달러가 거래됐다. 4일 기준환율은 1,288.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