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30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을 상도동 자택으로 예방, 이른바 '신민주대연합' 정계개편 구상과 영남권 지방선거 문제 등 정국 현안에 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노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은 1시간20여분 동안 배석자없이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정국현안 전반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민주화 세력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이뤄져 노 후보가 주창해온 정책정당구도로의 정계개편론과 관련, 두 사람간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YS를 '총재님' '대통령님' 등으로 부르면서 "찾아뵈니 감개무량하다"면서 "정치 출발할때도 잘 이끌어주셨고 총재님을 떠나서 고생도 많이 했다"며 "많은 것을 배우고 여기까지 오는데 성숙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인사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여당의 대통령후보까지 보통 험한 길이 아닌데 그것을 해냈으니 얼마나 장하냐"며 격려했고, 단독회동에서는 "한나라당의 현 모습이 5, 6공 때의 민정당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옛날 얘기를 많이 했고 최근 정치전반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으나 '양김관계가 복원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알아서 판단하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또 "노 후보의 정계개편론은 명분이 있는 얘기"라며 긍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회동후 지방선거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 "졸업생이 모교 은사를 찾아뵌 것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과거 이야기가 많았고 오늘은 추억과 소망을 섞었다"고 밝혔다. 한편 노 후보측은 부산시장 후보로 문재인(文在寅) 변호사와 한이헌(韓利憲) 전청와대 경제수석과 함께 박종웅(朴鍾雄) 의원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노 후보측 관계자는 "문 변호사가 중고교동문인 박 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박 의원은 "(노 후보쪽에서) 나를 집어넣어서 여론조사를 해본 것 같다"면서 "정계개편이든 뭐든 YS가 하라는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