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20
수정2006.04.02 13:23
미 하원 의원들은 26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는 규탄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중동평화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부시 정부의 만류로 보류했다.
이 결의안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테러 기반을 해체함으로써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 아라파트 수반을 "테러를 지지, 배후조종하는 인물"이며 "평화의 동반자로 부를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의회 소식통들은 구속력 없는 이 결의안이 공화.민주 양당의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톰 딜레이 공화당 원내총무의 대변인은 "우리는 결의안 채택을 연기했다"고 밝히고 "이는 딜레이 의원이 오늘 백악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데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하원에서 통과가 보류된 것과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민주당 전 부통령 후보 조지프 리버맨 의원의 발의로 상원에도 계류돼 있는데 상원은 아직 백악관의 보류압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금까지 성과가 없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휴전노력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말도록 의회에 촉구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파월장관이 의회에 전달한 입장은 대통령의 입장과 같은 것으로 현단계에서 더 이상의 중동관련 법안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 머무르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의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원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집트와도 좋은 관계를 갖고 있고 우리의 외교정책이 이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의회가 인식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 상원의원 99명은 이날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유럽과 아랍 국가들에게 반유대주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하라고 요청했다.
심장 수술로 입원중인 제시 헬름즈 의원을 제외한 상원의원 전원이 서명한 이 편지는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유대 행위와 아랍 언론의 부정적인 유대인 묘사에 대해 미국이 '최고도의 우려'를 표시하도록 촉구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