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6일 평화방송에 출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탈당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적절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내가 먼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세아들 문제 때문이 아닌가. ▲그 문제뿐 아니라 심각한 노사분규나 의약분업 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때와 같은 문제에 대해 국민은 후보가 말하고 교통정리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현실적인 정치와 정국운영은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이다. 후보가 나서고 안나서고 하는데 대한사회적 합의나 공론이 있어야 겠다. --김 대통령이 탈당하면 노 후보의 고민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집권여당 대통령과 후보사이는 좀 긴밀하게 협의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국정치문화의 특수성 때문에 협력관계를 가져보지 못하고 임기말이 되면 차별화에 휘말렸다. 상당히 책임 회피적이고 야박하고 야비한 정치행위일 수 있다. 현재 고위당정간 주례회동 같은 게 없다. 이미 당정관계는 끊겨있다. 추가로 탈당을해야한다는 것은 결국 인식의 문제다. 대통령께서 적절하게 판단할 것으로 본다. --김 대통령이 탈당결심을 굳혀도 괜찮다는 말인가. ▲예. 당정간 공식관계는 끊겨있다. 실질이 변화할 것은 없지만 나머지 문제는 상징적인 판단일 수 있겠다. --세 아들 문제 계속되면 노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나. ▲나도 정권도 민주당이다.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세아들 문제는 저에게 부담줄수 밖에 없다. (세아들 문제는) 권력문화의 잔재로 한국의 특권의식과 정실주의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나는 좀 다르다. 문화라고 본다면 여야의 차이가 있지 않은것인데 구시대 정치행태엔 이회창씨가 더 가깝다. 나는 새로운 정치에 가깝다. 제가차별성이 더 크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타격은 받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대통령의 공과를 정리하면. ▲시행착오도 있었고 저항에도 부딪혀 좀 실천하지 못하고 아쉬운 면도 있지만 정책에선 대체로 성공했다. 정책수행은 긍정 평가한다. 다만 정책수행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받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결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정치운영에 있어선 인사에 성공하지 못하고, 친인척이나 가신 등 가까운 사람들의 과거문화를 확 바꾸지 못해서 큰 곤경에 빠져있다. --노 후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올바른 정책을 가져가되 시행착오를 줄이고 국민동의를 미리 받아나가는 활동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정실 연고 특권 반칙에 얼룩져있는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새시대 정치문화를 세워나가는데 역점을 두는 게 다음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확인하겠다. 김 대통령이 탈당한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제가 먼저 왈가왈부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선자금 문제 등 재계의 정치개혁안 발표에 대한 생각은. ▲앞으론 대선자금도 문제가 안될 것이다. 조직선거에서 미디어선거로, 또 인터넷선거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대선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제일 문제되는게 경선비용인데 당선관위에 경선비용 공개기준과 원칙 마련을 제안하겠다. --이인제 의원에게 협조를 부탁할 계획인가. 이 의원이 노선차이를 말하는데. ▲당연히 협조해야하며, 부탁도 할 것이다. 경선과정에서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하지만 이 의원과 내가 그렇게 다른게 있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엔 내가 더 일치한다. 이 고문이 민주당 노선을 존중한다고 했으니 별 문제없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