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딱 3시간만 봐주세요. 그 약속 한번만 뒤로 미루면 안돼요? 지금 시어머니가 돌잔치에 가셔야 한대.오늘따라 동서도 외출중이고.금방 애 데리고 갈게요,알았죠?" 아이를 키우다 보면 급하게 봐줄 사람이 필요할 경우가 이따금 생긴다. 고정적으로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필요한 맞벌이 부부들이 아닌 전업 주부들의 경우에도 그렇다. 허둥지둥 주변을 찾아보지만 너도나도 바쁜 세상에 어디 아이봐줄 사람이 쉽게 구해지는가.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친정에 폐를 끼치기 일쑤다. 우리 아이,베이비시터한테 맡겨요=이럴 때 전문 베이비시팅 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하루종일도 가능하고 2~3시간만 아이를 맡기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주로 수개월이나 1년 단위로 장기계약을 한다. 시터의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시터,학습도우미 역할을 하는 시터,스포츠를 지도해주는 스포츠시터 등 전문성을 가진 시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 수준도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업체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2시간을 기본으로 1만2천원,추가로 1시간마다 3천원이 든다. 영어 시터의 경우엔 2시간에 3만원 정도다. 단,대부분 베이비시터 업체는 회원제로 운영되므로 연회비(대개 5만원~10만원 정도)를 내고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업체에 따라서는 회원도 연회원,준회원(월 단위)로 분류하고 상품권을 발행해 운영하는 곳도 있다. 회원 가입후 시터를 이용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맘에 쏙 드는 사람을 구하려면 1주일쯤 전에 미리 예약하면 좋고 급하게 구할 때는 하루전이나 당일에도 가능하다. 업체를 찾아 미리 원하는 타입과 조건 등을 자세히 상담하는 편이 낫다. 어떤 일을 하나=베이비시터로 활동하는 이들은 주로 20~50대의 여성들이다. 풀타임으로 활동하기도 하고 일주일에 한두차례 아르바이트식으로 하기도 한다. 미혼인 젊은 시터는 대개 3세 이상의 아이를 돌보고 30대 이상 주부 시터는 2살 미만의 영아를 돌보게 된다. 주부가 60~70%로 대다수이지만 요즘엔 휴학한 대학생이나 대졸자들이 아르바이트나 직업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영아를 보는 시터는 우유를 먹이고 젖병도 삶고 아기 목욕,이유식 만들어 먹이기 등을 맡는다. 3세 이상은 주로 함께 놀아주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간식을 챙겨주며 학원에 데려가고 오는 일 등을 담당한다. 흔히 생각하듯 파출부를 겸하는 보모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청소 빨래 등 가사는 하지 않는다. 호칭도 보통 "선생님"이나 "이모" "언니"등으로 부르게 해 아이들이 말을 잘 듣도록 한다. 이만한 "주부 알바"도 없다=이렇듯 일이 까다롭지 않고 근무시간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베이비시터는 주부들의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급증으로 아이를 돌봐주는 베이비시터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이 분야의 인력수요도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베이비시터 업체는 지난 1996년 국내에 처음 생겼으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부쩍 늘어 지금은 30여개에 이른다. 베이비시터가 되려면 서류(주민등록등본 건강진단서 주민등록증 등)를 지참하고 면접 후 소정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격 요건은 무엇보다 "인성"과 "인상"이다. 대표적인 베이비시터업체인 "아이들세상"의 최경희 실장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건강한 여성이면 일단은 무리가 없다"며 "하지만 아이들에게 혐오감을 주면 안되기 때문에 외모도 보는데,너무 무서운 인상도 곤란하고 너무 화려해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시터는 면접 뿐 아니라 일정기간의 교육,현장실습 등을 거친 후에 현역으로 활동하게 된다"며 "시터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시로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비스카이닷컴의 오동기 대표는 "내 아이를 키워본 주부들에겐 비교적 손쉽고 보람도 있는 일"이라며 "인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인성검사를 필수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