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옛 현대정유)가 충남 대산에 있는 정유공장을 매각하고 마케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꾼다.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23일 "현 상태로는 정유시설의 수익성이 악화돼 정유공장을 국내외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 사장은 "현대오일뱅크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지 않고 수입해서 판매할 경우 이익을 60% 이상 더 낼 수 있는 것으로 자체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석유제품의 수입비중을 늘려 제품판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사업방향에 대해 서 사장은 "오는 5월 컨설팅업체인 ADL에 맡긴 용역보고서가 나오는대로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공장매각 방침과 관련,"원유와 석유제품의 관세율의 차이가 2%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에서 정유사업으로는 더이상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원유와 석유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할 경우 원유는 5%,휘발유 등유 경유 등 석유제품은 7%의 관세가 적용된다. 막대한 시설투자를 한 정유사들은 이에 대해 2%포인트의 관세 차이로는 석유수입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어서 원유의 무관세화 또는 관세율 차이의 확대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 사장은 "다음주중 주주들의 지급보증으로 2억달러의 추가 차입이 이뤄지는데다 5월부터 월 10만배럴의 수입원유에 대해 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의 IPIC가 1백80일간 신용을 제공키로 해 현금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 1·4분기에는 3백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등 경영여건이 호전되고 있다"며 "물류 구매 부문 등에서 비용을 최대한 줄여 흑자기조를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