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이틀째 내리며 4% 가까이 급락했다. 잇따른 주가조작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랭, 종목이나 옥석 구분없이 투매가 나왔다. 외국인과 기관이 도합 550억원 이상의 순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 급락을 불렀다. 망가진 수급과 급락에 따른 시장 충격을 감안할 때 급속한 반등 기대는 크지 않다. 60일 이평선 회복과 80선 지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시장 체력 보강을 기다리는 느긋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22일 코스닥지수는 82.45에 마감, 지난주 금요일보다 3.43포인트, 3.99% 내렸다. 개장초 거래소 강세에 힘입어 85대 후반 약보합권에서 출발했지만 이내 급락하며 장중 81.52까지 밀렸다. 다행히 막판 하락폭을 줄이며 60일선에 조금 못미치며 마쳤다. 전업종이 내렸고 IT부품, 정보기기, 컴퓨터서비스, 제약 등은 하락폭이 6~7%에 달했다. 금융, 통신방송서비스, 섬유의료, 방송서비스, 인터넷 등은 1% 대 낙폭으로 선방했다. 하락종목수가 672개로 연중최다를 기록했다. 하한가는 63개에 달했다. 상승종목과 상한가는 83개와 8개에 불과했다. 거래는 전 거래일과 비슷하게 부진했다. 3억4,439만주와 1조 6,551억원을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42억원과 310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이 523억원 순매수했다. ◆ 대형주 동반 급락 = 주가 조작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지수관련주도 하락세를 피하지는 못했다. 하나로통신이 4% 오른 것을 제외하곤 KTF, LG텔레콤 등 대형통신주가 동반 하락했다. 최근 지수를 받쳐온 국민카드, 기업은행 등 금융주도 약세로 돌았다. 강원랜드, SBS, 휴맥스, 엔씨소프트 등 다른 지수관련주도 2~3% 가량 내렸고 반면 최근 급락해온 다음 4% 가량 오르며 낙폭 만회에 힘을 보탰다. 동신에스엔티, 삼현철강, 지이티 등 증권사 주가조작 연루 업체가 동반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네트는 지난주말 신용등급 두단계 하향 후폭풍에 시달리며 가격제한폭만큼 추락했다. 정소프트와 씨엔씨엔터도 하한가까지 밀려 시장 분위기를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 한신코퍼가 미국 터치스톤사로의 피인수 재료로 사흘째 상한가 행진을 이으며 눈길을 끌었다. ◆ 5월초까지는 조정 전망 = 중기적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장 수급이 받쳐주지 않고 있어 시장 접근이 어렵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시장을 압박하고 있어 미국 증시의 급등 등 이례적인 해외 모멘텀이 없다면 이달 말까지는 자체 논리로 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60일선 회복이 늦어진다면 80선이 깨지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는 점에서 내일 흐름이 중요하다”며 “내릴 때는 같이 내렸지만 오를 때는 우량 지수관련주가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연구원은 “5월 정도는 돼야 통신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모멘텀이 나올수 있어 급반등보다는 서서히 힘을 비축하며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증권 김선조 연구원은 “거래소와 코스닥의 방향이 이처럼 어긋나는 것은 이례적이며 심리적으로 일반인의 인내가 한계점에 도달하며 손절매 물량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김연구원은 “금감원 회계조사 여파로 특히 지난해와 올해 신규종목 관련 우려가 높다”며 “내일 거래소가 20일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여 코스닥은 2월 중반 횡보시 형성한 78선 전후에서 지지선이 탐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비리와 관련해 어떤 종목이 해당될 지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단기 급등한 종목이 가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지수상으로는 KTF와 강원랜드가 기술적 반등을 마치고 하락한 영향이 컸지만 대형주 급락은 다소 과민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