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03
수정2006.04.02 13:06
특허청이 개청이래 만25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이사관(2급)이 탄생했다.
특허청내에서 1백52명 여성 공무원들의 대모로 통하는 김혜원 심사3국장(51)이 그 주인공.
김 국장은 이화여고,서울대 약학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한국원자력연구소를 거쳐 1978년 특허청 사무관으로 특채됐다.
특허 심사 및 심판 업무만 23년 이상 담당해 온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특허전문가.
김 국장의 이번 여성 이사관 승진은 현직 국가공무원중 일반직 여성공무원으로는 통계청 김민경 국장과 여성부 황인자 국장에 이어 세번째다.
하지만 기술행정분야 여성공무원으로선 제1호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공무원으로서 이사관에 오르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해요.굳이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기 전에 자신의 관심과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땀을 흘리면 반드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김 국장은 17년동안 특허청의 홍일점 여성 심사관으로 일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심사관 39명을 포함 여성공무원이 1백52명으로 특허청 전체 직원 9백53명의 16%에 이르고 있다.
김 국장은 "유일한 여성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여러 가지 힘들었던 일을 생각하면 요즘도 후배 여성공무원의 업무환경에 관심이 많다"며 "그래서인지 후배들이 어려운 일이 생기면 꼭 찾아와서 상의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분야에 비해 국제분쟁이 많은 의약·화학물질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그는 1987년 한·미간 의약 특허분쟁이었던 '캡토프릴'사건 등을 말끔하게 처리,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허심판원 심판장 시절엔 자정이 가까워져야 퇴근할 정도로 맡은 사건을 꼼꼼하게 챙겨 특허법원 승소율이 거의 1백%에 달했다.
그래서 '동방불패'라는 별명을 얻었다.
"앞으로는 '여성이 뭐가 됐다'는 식의 기사가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활동이 활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23년을 일해온 특허청의 위상이 더욱 강화돼 지식기반경제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업무중에도 틈틈이 짬을 내 학업을 계속해 2000년 약학 박사학위를 땄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