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개입 청탁과 함께 1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최규선(42)씨가 청와대 인사의 도피 권유설을 주장한데 이어 야당쪽에도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최씨는 19일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최성규 총경이 나에게 `청와대 이만영 비서관을 만났는데 `외국으로 가는게 좋겠다'고 권유했다"며 "최 총경은 내가 출금돼있으니 밀항이라도 하는게 어떠냐고 말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사실 여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통령 3남 홍걸씨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최씨 주장의 실체적 진실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최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측에 2억5천만원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불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최규선씨가 작년 12월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에게 `이회창총재에게 전해달라'며 2억5천만원을 건넸다"며 "최씨는 윤 의원의 집에서 돈을 건네면서 대화내용을 녹음했고 그 테이프를 최씨 측근이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또 "최씨가 이 전 총재의 가족에게도 접근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청와대와 여권에서 맴돌던 이번 사건은 이 전 총재를 비롯한 야당까지 불길이 번져가는양상이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설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고소했고, 최씨도 구속수감되면서 기자들에게 "정치인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설 의원이 곧 증거물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전망이다. 특히 설 의원이 금품액수 및 전달경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한데다 후속 폭로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홍걸씨의 연루의혹이 제기된 뒤 `성역없는 수사'를 거듭 강조해온 검찰의 행보가 주목된다. 검찰은 청와대 인사가 최씨의 출국을 권유했다는 최씨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며, 이 전 총재측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범죄단서가 포착되면 수사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 출국권유 주장의 경우 최씨 등을 상대로 철저히 진상을규명할 방침이며, 윤 의원의 금품수수 부분은 구체적 정황이 드러날 경우 수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총재측이 설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검찰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인지 아니면 공연한 사실적시인지 여부를 가려야 하는 만큼 설 의원의주장에 대한 사실확인 절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philli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