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콜롬비아는 제3세계로 분류되는 나라들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가난한 지방도시 꾸리찌바와 콜롬비아의 가비오따쓰 마을은 선진국이 부럽지 않은 생태도시 생태공동체다. 가난한 제3세계 국가에서 실현된 이 두 생태공동체의 건설 과정과 이념을 담은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꿈의 도시 꾸리찌바'(박용남 지음, 이후, 1만5천원)와 '가비오따쓰'(앨런 와이즈먼 지음, 황대권 옮김, 말, 1만2천원)이다. 꾸리찌바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남서쪽으로 8백㎞ 가량 떨어진 대서양 연안의 도시. 1950년대에 이미 급속한 인구 증가와 환경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지난 62년 자이메 레르메르라는 창조적인 인물이 시장이 되면서 관료 시민이 힘을 합쳐 '꿈의 도시'를 건설했다. 교통난이 없고 소득에 따라 교통요금이 다르며 각종 폐기물을 생필품과 돈으로 교환한다. 이같은 꿈의 도시는 계획과 관리가 끊임없이 병행돼온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교통 계획과 토지이용 계획, 도시 계획을 일원화한 통합교통망과 다양한 대중교통 노선의 개발 등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창조적 노력이 따랐던 것이다. 가비오따쓰는 50년째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콜롬비아에 건설된 생태공동체다. 수도 보고타에서 자동차로 16시간이나 걸리는 이곳에서 지난 71년 일단의 이상주의자들과 기술자들은 생태주의에 입각한 공동체를 건설하기로 했다. 불모의 열대 평원에 생태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이들이 선택한 것은 얼마 안되는 자원을 상식에 맞게 활용하는 것. 적도의 미풍을 에너지로 바꿔 주는 풍차와 빗속에서도 작동하는 태양열 집열기, 토양이 없이도 식용.약용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수경재배 시스템…. 가비오따쓰는 이렇게 해서 콜롬비아의 혼란한 현실 속에서도 평화와 지혜의 공동체로 발전, 인간의 지혜가 세상을 다시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