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이 90타대를 깨려면 특정 홀에서 트리플보기 이상을 하며 무너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최악의 스코어가 더블보기만 되면 80타대에 진입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런데 골퍼들의 스코어카드를 보면 대개 첫홀 스코어가 좋지 않다.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가 많은 것. 왜 그런가. 물론 '덜 된 준비'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긴장하기 때문이다. 동반자들에다 뒤팀,그리고 골프장 직원들까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다 보니 평소 스윙템포에서 벗어나 서두르게 된다. 어떻게 하면 첫홀 스코어를 보기 이하로 막을 수 있는가. 최대한 여유를 갖고, 최대한 느린 템포로 임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평소보다 느리게 동작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다. 티잉그라운드에 오르는 것도 느릿느릿하게, 연습스윙도 천천히, '프리샷 루틴'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스윙이며 이 역시 평상시보다 더 느린 템포로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하나-둘-셋'을 되뇌며 스윙을 마쳤다면 첫홀 티샷만큼은 '하나-둘-셋-넷'을 세며 완성하라는 얘기다. 테이크 어웨이와 백스윙 다운스윙을 한 템포 늦춘 뒤 '넷'에 임팩트를 하는 것이다. 이러면 서둘러서 발생하는 미스샷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갤러리'들에게서 굿샷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밖에 첫홀 티샷을 잘 하는 요령으로 드라이버의 그립을 조금 내려 잡는다든가, 목표를 보기로 정한 뒤 스푼 티샷을 한다든가, 그 한 샷만이라도 임팩트 후까지 시선을 티에 고정시킨다든가 하는 것들이 권장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