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회계법인(아더앤더슨)과 삼정회계법인(KPMG)의 합병이 결렬됐다. 안진은 이에따라 딜로이트 투시 토머스(DTT)의 국내 법인인 하나회계법인,언스트 앤 영의 제휴사인 영화회계법인 등과 합병 협상에 들어갔다. 18일 삼정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안진측과 합병에 대해 의견 차이가 커 양사간 인수·합병(M&A)협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아더앤더슨이 여러 소송에 휘말려 있는데다 엔론사태가 향후 어떻게 마무리될 지 불확실하다"며 "완전 합병에 부담이 있어 부분인수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이 소속된 한국앤더슨그룹과 삼정KPMG그룹은 지난달 미국 엔론사태로 존폐위기에 처한 아더앤더슨의 해외 법인들이 KPMG와 합병키로 합의한데 따라 합병협상을 진행해 왔었다. 안진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삼정측이 합병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DTT와 언스트 앤 영 쪽은 적극적인 의사를 보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진이 미국 엔론사태와 관련한 위험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부분인수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더앤더슨 중국법인은 PwC,일본은 KPMG와 합병키로 한 상태다.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는 언스트 앤 영,영국 스페인은 DTT와 합병을 추진중이다. 영화회계법인 관계자는 "세계 최대회계법인인 PwC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안진측과 협상에 들어갔으나 아직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하나회계법인 관계자도 "여러 측면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안진이 완전 합병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다른 회계법인들은 자산인수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향후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