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 숙녀정장이 품질에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20만∼80만원대 중고가 숙녀복 브랜드 가운데 상당수가 쉽게 보푸라기가 생기거나 올이 뜯기고 심지어 색이 변하는 등 가격에 비해 품질이 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8일 매출액 순위 상위 10개 숙녀복 브랜드(숙녀정장 5종,트렌치코트 5종)를 대상으로 무작위로 옷을 수거해 시험한 결과 숙녀정장 2개 제품은 표면에서 보푸라기가 생겼고(필링) 3개 제품은 날카로운 물체에 걸릴 경우 올이 빠지거나 끊겼다(스낵)고 발표했다. 또 빨고 나서 색이 바랜 제품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별로는 마인에스에이의 '마인' 투피스치마정장(가격 55만원)과 나산의 '조이너스' 스리피스치마정장(28만8천원)은 필링과 스낵 두 부문에서 모두 취약했다. 또 타임의 '타임' 투피스바지정장(81만원)과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온앤온' 투피스바지정장(29만6천원)은 스낵 부문 측정치가 기준에 미달했다. 이밖에 보끄레머천다이징의 '온앤온' 투피스바지정장(29만6천원)은 염색상태를 나타내는 일광견뢰도(빛에 견디는 성질)와 스낵성에서 미흡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소보원은 그러나 세탁 후 변색 수축률 외관 검사에서는 10종 모두 이상이 없었으며 트렌치코트 5종은 인장 및 인열강도,봉합강도가 모두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보원은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숙녀복 품질과 관련해 접수된 2천56건의 소비자상담 가운데 표면변화(34%),색상변화(19.8%) 등에 관한 불만이 많아 이같은 품질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소보원 관계자는 "최근 중고가 숙녀복이 인기를 얻으며 시장 규모가 커지자 업체들이 제조원가 낮추기와 디자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며 "착용 후나 잦은 세탁에도 변화가 없는 튼튼한 의류를 만드는 데 업체들이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의류시장 규모는 연간 14조3천억원으로 추정되며 이중 숙녀복이 차지하는 비중은 23%(3조2천8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