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2:53
수정2006.04.02 12:56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17일 현대의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 건설을 계기로 자동차 무역 역조를 둘러싼 미국의 통상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공장 기공식을 갖고 워싱턴에 온 정 회장은 한국특파원단과 간담회를 갖고 "GM의 대우 인수 건이 영향을 미치겠지만 현대의 앨라배마 진출로 미국의 자동차 통상 압력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각 주의 주지사와 상원의원 등이 현대 공장 유치에 적극 나서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하고 이날 앨라배마주 출신 상.하 의원 9명과 연방정부 공무원 100여명이 의사당에서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한 데 이어 18일에는 새뮤얼 보드먼 상무부 부장관과 존 헌츠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각각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미국의 여러 주(州)에서 현대 공장을 유치하려고 경합했으나 앨라배마를 택한 배경에 대해 ▲천재지변으로부터의 안전 ▲고용 안정 ▲임금 수준 ▲숙련공 확보 가능성 ▲물류 비용 등 다섯 가지를 고려했다고 밝히고 "그 중에서도 노조의 안정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은 수당과 연월차, 식대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하면 한국과 앨라배마의 임금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본고장 미국에서 경쟁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현대와 기아의 수출이 연간 170만대를 넘고 미국만 해도 작년 50만대에 이어 올해60만대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설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고 전제하고 "투명성과 고용 안정만 확보된다면 외국 업체들에 뒤질 게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과거 현대 캐나다 공장의 실패에 대해 ▲연구개발(R&D)의 뒷받침이 안됐고▲금융 비용 부담이 컸으며 ▲노조가 너무 강성이어서 생산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10억달러나 투자되는 앨라배마는 100%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대선 후보들에 대한 입장을 묻자 "누구든 사업만 잘 할 수 있게 해준다면 그만"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워낙 바빠서 그런 문제에 신경 쓸 틈도 없다"며논평을 삼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