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뉴트렌드'] (투자요령) 교통.입지여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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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인 이유정씨(38)는 지난 99년 경기도 분당신도시에 있는 50평형대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
당시는 오피스텔 투자 붐이 일고 있던 시기였다.
사두면 가치가 오를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덜컥 계약을 체결했다.
입주시점은 지난해초였다.
주거형 오피스텔이어서 사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 같아 전세 대신 입주를 정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남편이 미국으로 발령이 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장기간 미국에 체류할 가능성이 높아서 오피스텔을 처분키로 했는데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분양가인 2억3천만원에 매물을 내놨다.
그러나 웬걸.
입질이 전혀 없었다.
할 수 없이 그해 겨울에는 2억2천만원으로 떨어뜨리고 기다렸다.
그래도 반응이 없었다.
올해 1월에는 2억1천만원으로 가격을 더 낮췄다.
반응이 없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매도가를 2억원선으로 낮췄다.
그제서야 입질이 들어왔고 이달 중순 오피스텔을 처분할 수있었다.
이씨는 지금 오피스텔을 매수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그돈으로 분당의 아파트를 사뒀더라면 1억원이상 벌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오피스텔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요즘 남들이 좋다고 하니 덩달아 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특성,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분양받았다가는 이씨처럼 땅을 치고 후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먼저 투자(투기) 목적으로 오피스텔을 사는 것은 문제가 많다.
오피스텔은 환금성이 떨어져 원하는 시기에 물건을 팔 수없고 일반아파트 같은 가격 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피스텔은 임대사업을 하기에 적당한 상품이란 얘기다.
오피스텔 분양가를 아파트 분양가와 단순 비교하는 것도 안된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 공급업체들은 분양가가 싸다는 점을 집중 홍보한다.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30% 정도 싸다'는 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외견상 차이점은 발코니가 있고 없고다.
오피스텔엔 발코니를 설치할 수 없다.
그러나 아파트의 경우 발코니가 서비스면적으로 제공된다.
20평형대의 경우 발코니 면적이 5평은 된다.
같은 평형이라면 아파트의 실질 전용면적이 오피스텔 실질전용 면적보다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다같은 20평형이라도 오피스텔은 실질 전용면적이 10평 안팎에 불과한 반면 아파트는 15~16평으로 큰 차이가 난다.
대형평형 오피스텔일수록 전용면적에서 손해를 많이 보게 된다.
이를 감안해 분양가의 수준을 판단해야 한다.
요즘 들어 분양가를 턱없이 높게 책정하는 곳이 많다는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피스텔은 채광과 통풍이 잘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생활 보호도 취약하다.
편복도 또는 중복도 방식이어서 그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관리비도 아파트에 비해 높다.
아파트보다 25% 이상 비싸다.
특히 대형평형 오피스텔은 관리비 부담이 크다.
지역.건물별로 관리비가 최고 3배 이상 차이 난다는 사실도 알아둬야 한다.
관리비가 낮은 오피스텔은 지역난방 주거용 신도시 등 3가지 조건을 갖춘 곳이다.
현장조사는 기본이다.
오피스텔 공급업체들은 임대수익률에 대한 과장광고를 일삼는다.
심지어 20%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자랑하는 곳도 있다.
이런 과장광고에 현혹되면 안된다.
지금 부동산업계에선 오피스텔 공급과잉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2~3년 뒤에 대규모 입주가 이뤄지면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렵고 월세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완공시점의 입주물량, 임대료수준, 임대수요 현황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주거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최근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거의 전부가 주거용이다.
그러나 주거용보다는 업무용으로 이용되는 오피스텔의 임대료가 높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개인보다 사무실로 쓰는 기업의 임대료 부담능력이 높아서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공급이 비교적 적었던 곳중에서 사무실 등 업무지역과 쉽게 오갈 수 있는 교통여건을 갖춘 곳을 고르는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