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영향으로 상승 출발했다. 미국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한국은행이 조만간 콜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매도 우위 장세가 형성됐다. 16일 3년 만기 국고채권 2002-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오른 6.53%를 기록했다. 5년 만기 2002-5호 수익률은 0.02%포인트 상승한 7.07%에 거래됐다. 국채 선물은 이틀째 하락했다. 6월물은 오전 9시 35분 현재 전날보다 0.10포인트 하락한 102.72를 가리켰다.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이날 경제비전21 토론회에 참석, "우리 경제는 국민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더 이상 통화정책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시장에 이익이 많은 쪽으로 경제가 움직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인식이 커져 국내 콜금리 인상 시기도 늦춰질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 같은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미국보다 한국의 금리 인상이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었다. 다만 박승 총재가 "금리 인상은 석달 정도의 시차를 두겠다"고 말한 것을 근거로 첫 금리 인상 시기는 7월 이후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일부에서는 제기돼 금리 하락이 다소 제한됐다. 시장에서는 이날 예정된 통안채 입찰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선물의 안효성 대리는 "지난 주 단기물 입찰했던 한은이 이번에는 중기물을 입찰할 가능성이 크다"며 "1년 6개월 이상의 만기물을 포함해 1조∼2조5,000억원정도의 입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찰이 시장에 물량 부담을 줘 금리가 상승세를 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