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초코파이의 탄생은 70년대초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한국식품공업협회 주관으로 선진국을 방문했던 식품기술자와 연구원들이 한 카페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컬릿 코팅과자를 맛본게 초코파이 개발의 동기가 된 것. 2년여에 걸친 연구를 거쳐 74년 4월 드디어 비스킷과 초컬릿 머시맬로가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초코파이가 선을 보였다. 초코파이는 출시와 함께 우유 한 잔에 곁들인 식사 대용으로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산업자원부가 최근 선정한 "한국의 1백대 일류상품"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내년에 제품 출시 30주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뜻을 세운다"는 이립(而立)의 나이를 앞둔 셈이다. 한 세대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린 만큼 국내 제과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들을 여러개 가지고 있다. 우선 국내 초코파이 시장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의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모두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해외 판매 금액만 3백여억원. 또 지난 74년 출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약 9천억원 어치(80억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 1명당 1백80여개의 오리온 초코파이를 먹은 셈이다. 제품을 만드는데 들어간 초컬릿의 양도 6천여만t에 달한다. 8t 트럭 7천1백25대 분량이다. 지금도 오리온 초코파이는 매년 8t 트럭 5천대 분량인 5억개가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인기는 러시아 중국 등 해외에서 더욱 치솟고 있다. 세계 5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선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러시아에서는 케익류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3천만달러가 넘는 매출액을 올렸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무려 63%.오리온 초코파이는 또 중국 인민일보와 CCTV가 매년 실시하는 "전 중국 주요도시 소비자 조사"에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케익류의 시장점유율,브랜드인지도,브랜드구매율,브랜드충성도 등 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러시아와 중국에서의 성공은 현지 정서에 맞는 광고 전략 고급품 이미지를 연출한 고가 차별화 전략 영업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현금 결제 점진적 시장 확대 전략 등이 맞물린 결과이다. 동양제과는 생산 기지의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허베이성 랑팡경제기술개발구에 공장을 지어 연간 4천만달러 어치의 오리온 초코파이를 생산하고 있다. 오는 9월엔 연간 2천만달러 어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을 상하이에 준공할 예정이다. 동양제과는 중국 생산거점 전략이 마무리되는대로 러시아와 베트남 등지에도 판매 확대를 위한 생산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