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가 다음의 지분 13.74%를 매입,2대 주주로 떠올랐다. 메릴린치인터내셔널은 10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지난 3일 장외에서 다음 보통주 1백83만9천9백98주를 매입,지분 13.74%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는 최대주주인 다음의 이재웅 사장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주당 매입가는 지난 3일 종가(4만3천2백원) 수준인 4만3천5백62원으로 총 매입금액은 8백1억원에 달한다. 다음측은 기존 2대주주였던 베텔스만이 보유 지분(17.3%) 가운데 3.6%만 남기고 메릴린치에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의 지분 구성을 보면 지난 1월말 현재 △이재웅 사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24.55% △베텔스만이 17.3% △이택경 기술담당 임원이 5.86% △영국계 투자회사인 CAL FP가 6.1%다. Gruner+Jahr EMS GMBH는 베텔스만의 자회사로 결과적으로 베텔스만이 보유중인 지분 중 일부가 넘어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독일계 미디어그룹사인 베텔스만은 지난 99년 6월 장외기업이었던 다음에 액면가대로 60억원을 투자했다. 베텔스만은 온라인 투자에 집중해 오면서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어 지난해부터 지분 매각을 고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릴린치의 이번 주식 매입은 단순한 투자 목적이라기보다 다른 국내 법인에 넘기기 위한 수순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8백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을 인수할 만한 외국인이나 국내 기관은 없다"며 "국내 법인이 이 물량을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략적 제휴협상을 벌인 KT와 관련시켜 볼 수 있지만 현재 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여 있어 설득력은 약하다"고 덧붙였다. 김창권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이번 주식거래가 단순히 2대주주만 바뀐 것이라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다음의 주가는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우표제의 성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