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마감] 엔 강세로 약보합권, "등락폭 축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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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약보합권에 착지했다. 지난 4일이후 상승과 하락을 번갈아하는 갈짓자 흐름이다.
달러/엔 환율의 130엔대 하향 흐름을 반영한 가운데 외국인 주식순매도와 주가 급락 등이 상충됐다.
장중 등락폭은 전날과 동일한 1.60원으로 철저하게 봉쇄된 울타리안에 갇혔다.
10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40원 내린 1,329.20원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과 이월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정리로 하락세를 보인 환율은 1,328원선의 매수세와 1,329원선 초반의 매도세가 팽팽하게 맞섰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계속됐고 주가 폭락으로 달러매도(숏)플레이가 위축된 반면 1,330원 언저리의 대기매물은 반등을 제한했다. 역송금수요가 1억달러 가량 유입돼 약간의 수요우위를 보였으나 순매도규모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는 여전했다.
일부에서는 역외선물환(NDF)을 통한 헤지와 함께 원화로 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의 힘의 균형에 따른 정체국면이 전환점을 맞게 될 경우 변동성 확대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 정체감 여전 =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328원선에서는 달러사자 주문과 달러되사기(숏커버)가 1,329원선에서는 전자업체 네고물량 등이 버텼으며 포지션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며 "정체감이 심한 상태에서 이월포지션 여부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달러/엔과 외국인 주식순매도간 상충돼 있어 이 역시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인플레를 걱정한다면 1,330원대는 막히는 레벨이 돼야 할 것 같은데 시장을 선도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은행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외국인 순매도가 커 부담이 있으나 시장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움직임이 나와줘야 정체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을 보면 좀 더 내렸어야 하나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워낙 커 달러매도(숏)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내일 주식시장 동향과 달러/엔 레벨의 수준에 따를 것으로 보이나 1,327∼1,330원 범위를 크게 벗어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변동성이 계속 위축돼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으나 어느 한쪽으로 미리 방향을 잡기는 부담스럽다"며 "시간이 해결할 문제긴 하지만 당분간 변수나 지표의 흐름을 잘 지켜보면서 조심스레 거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달러/엔 - 주식시장 상충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일본의 해외투자 부진으로 131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중동지역의 위기 고조와 미국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한때 130.16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은 소폭 반등, 오후 5시 5분 현재 130.43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엿새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도공세를 강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194억원, 6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특히 증시개방이래 처음 5거래일 내리 네 자릿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규모도 1조3,494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대규모 순매도로 인해 역송금수요가 축적돼 달러매도(숏)마인드를 강하게 제어하는 요인이다.
주가는 전날보다 32.64포인트, 3.67% 급락한 856.03으로 마감, 지난 3월 13일 849.13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40원 높은 1,330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 거래를 1,329.50원에 체결, 하락 반전한 뒤 9시 45분경 이날 저점인 1,328.40원까지 내렸다. 개장 15분여만에 하루 이동거리가 정해진 셈.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한동안 1,328.40∼1,328.90원에서 공방을 벌이다가 역송금수요로 11시38분경 1,329.30원까지 오른 뒤 1,329.1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와 같은 1,329.1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한동안 1,329원선 초반에서 횡보하다가 네고물량 공급으로 1,328원선으로 내려섰으며 3시 6분경 1,328.60원까지 발을 디뎠다.
이후 환율은 조금씩 반등, 4시 3분경 1,329.30원으로 올라선 뒤 1,329원선 초반을 주로 배회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30원이며 저점은 1,328.40원으로 전날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중 변동폭도 1.60원에 그쳤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2,3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9,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5억4,000달러, 3억7,96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일 기준환율은 1,328.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