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급변하고 있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구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보수파 중진인 최병렬(崔秉烈) 의원이 경선레이스에 가세하고 당내 개혁파 리더인 이부영(李富榮) 의원도 출마하는 등 당초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독주가 예상되던 구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남에 연고를 두고 있는 최 의원은 영남권 지지를 바탕으로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고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할 경우 대선구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최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노무현(盧武鉉)고문과 같은 경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노풍'(盧風)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도 내심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당 일각에선 강한 보수색깔을 지닌 최 의원이 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될 경우보수와 개혁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 `주말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으나 앞으로는 한나라당에 그같은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신경을 쓰이는 눈치다. 민주당은 그러나 겉으로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이 전 총재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해 이끌어져왔고 민주당과 달리 수직적 정치문화가 강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이변'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3일 "그동안 이 전 총재가 당내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온 만큼 현재로선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노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만큼 예측불허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 "이 전 총재가 여론조사에서 노 고문에 뒤지고 있어 당내에서조차 대안론이 모색되는 시점에서 최 의원의 출마는 예사롭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더욱이 보수성향이 강한 최 의원이 후보로 선출될 경우 보수-개혁 구도로 정치판이 재편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노무현 고문측 관계자는 "최 의원의 경우 수구세력이고 과거지향적인데다군사독재 정권에 몸담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파괴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더욱이 노 고문의 지지층이 개혁적이고 젊은 층이라는 점에서 노풍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