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만4천5백원(6.55%) 오른 39만8천5백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7월13일의 사상 최고가(39만4천원)를 훌쩍 뛰어넘은 것. 전날까지 '조정에 대비하라'는 견해가 대세를 이뤘었다. 그러나 이날 증시는 초강세를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도 29.51포인트(3.37%) 급등한 905.34에 마감,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초강세장의 향방은 '실적호전'과 '저평가' 재료를 등에 업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시가총액 1백조원'(전우종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더 이상 과장된 예측이 아니다. 이미 시가총액 5백억달러(66조원)를 돌파,세계적인 IT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나아가 '1백만원까지 오를 것(최남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전무)'이란 주장도 가세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주도로 조만간 주가가 1,000선을 돌파할 것"(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저평가 해소된다=삼성전자의 주가가 실적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게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올 1·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조7천억원선.사상 최대규모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올해 당기순이익이 7조3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실적 대비 PER(주가수익비율)는 8배에 이른다. 이는 거래소시장 평균치 12배에 비해 낮을뿐 아니라 IT관련주 평균 PER 15배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경기회복의 수혜 정도가 큰 IT관련주 가운데 삼성전자만큼 실적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의 집중적인 '사자'열기에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최영권 동양투신 주식팀장은 "개별종목이 이미 한단계 시세를 분출한 만큼 삼성전자에 시장의 매기가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시가총액 5백억달러 돌파=이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66조원.미화 5백억달러를 넘어섰다. 인텔(2천89억달러)의 4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모토로라(3백24억달러) HP(3백48억달러) GM(3백42억달러)을 앞서고 있다. SK증권 전우종 팀장은 "삼성전자는 이제 텍사스인스트루먼트(5백92억달러)등 세계적인 IT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60만∼65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시대=삼성전자가 시장평균보다 훨씬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최남철 마이애셋 전무는 "지난 90년대 두차례의 경기회복기에 삼성전자는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훨씬 초과했으며 저점에서 5∼11배 상승했었다"고 밝혔다. 이번 경기회복기에도 삼성전자는 바닥(13만4천원)에서 10배 가량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