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6.46%로 상승, “물가로 중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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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우려로 채권 금리가 사흘째 상승했다.
지난 주 한국은행이 국회와 금융통화위원회에 낸 보고서 내용 가운데 물가 부분이 부각됐다. 여기에 주요 정유사들의 유류값 인상, 4월부터 본격화할 공공요금 인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의 긴장으로 인한 유가 급등 걱정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키우며 채권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덧붙여 미국에서 발표되는 공급관리기구(ISM) 지수 등 펀더멘털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수 심리를 억눌렀다.
1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지난주 금요일보다 0.07%포인트 상승한 6.46%로 마감했다. 6.40% 호가로 거래를 시작한 뒤 꾸준히 상승폭을 키웠으나 장 막판 국고채 입찰이 강하게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5년 만기물은 7.07%로 0.09%포인트 올랐다.
회사채 금리 역시 상승했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수익률은 0.07%포인트 상승한 7.14%를, BBB- 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0.06%포인트 오른 11.16%를 각각 가리켰다.
국채 선물은 나흘만에 하락했다. 6월물은 전날보다 0.25포인트 하락한 102.90으로 장을 마쳤다. 한때 102.86까지 하락했으나 102.90선의 지지는 유지됐다.
국채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 증권회사가 각각 3.573계약, 1,541계약, 1,104계약 순매도한 반면 투신사는 5,969계약 매수 우위를 보였다.
◆ 물가 불안 심화 = 지난 주 통계청이 발표한 3월중 소비자 물가는 전달보다 0.6%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 10월 0%, 11월 마이너스 0.6%, 12월 0.2% 상승률로 안정됐던 물가는 올들어 0.5%∼0.6%씩 계속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 물가 계산에서 빠지는 부동산값이 이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물가 수준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 지하철 요금 등 공공요금이 들썩이고 있어 앞으로 물가 물안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화 당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도 더 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 주 국회 제출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 목표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박승 한국은행 신임 총재는 1일 취임사에서 “올해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며 “이제는 차츰 안정 쪽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정치로부터도 철저히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박 총재가 이번 취임사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을 강조한 것은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위해 힘을 쏟겠다는 것”이라며 “통화 정책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장초반 입찰 분위기 이어질 듯 = 한편 이날 국고채 3년물 5,700억원 입찰은 생각보다 강하게 이뤄졌다. 낙찰 금리 연 6.44%에 결정돼 3년물 국고채 유통 금리를 하회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입찰 물량이 적고 신규 지표물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금리가 낮게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오늘 발표되는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만 급등하지 않는다면 장초반 채권 시장이 제한된 강세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ISM 제조업지수가 전달과 같은 54.7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