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잔인한' 4월을 맞아 급락했다. 수급악화와 중동지역긴장 고조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종합지수는 870대로 밀려났고 코스닥지수는 5% 넘게 폭락했다. 1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19.75포인트, 2.21% 내린 875.83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87.70으로 5.03포인트, 5.42% 내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9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후속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900선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닥지수는 일중 내내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장후반 낙폭을 키웠다. 최근 장세를 주도한 기관이 매물을 내놓았다.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 데다 지난달 말 종가관리성 매수세의 '여진'도 나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태가 인접국으로 확산되며 중동지역에 전쟁 위기감이 높아졌다는 소식은 위험회피 욕구를 자극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 나스닥지수선물 6월물이 급락하면서 반등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나스닥지수선물은 월요일 발표되는 공급관리기구(ISM)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높지 않다는 분석과 중동사태 우려가 더해지면서 20포인트 가량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3월 수출이 감소율을 한자릿수로 줄이며 4월 회복 가능성을 높였고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수급장세의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5일선을 깨고 내려옴에 따라 지난해 9월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상승 추세를 지켜온 20일선지지 여부를 확인하라는 지적이 많다. 또 20일선이 무너진 코스닥지수는 추가 하락에 대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수급과 시장베이시스가 악화된 상황에서 매수차익잔고와 미수금이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해외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라는 얘기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며 860대 중반에 위치한 20일선의 지지력을 확인하는 한편 추가 조정시에는 지수관련주나 수출관련주의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실적이 크게 호전된 보험업종이 5.64% 올랐고 전기전자와 코스닥 음식료/담배 업종 정도가 상승했을 뿐 대부분 업종이 급락했다. 의료정밀, 증권, 화학, 제약, 정보기기, 통신, 인터넷 등 업종 낙폭이 컸다. 1/4분기 실적과 대만 강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 등으로 한 때 4% 이상 오르며 버팀목을 댔던 삼성전자가 1.63%로 오름폭을 좁히며 거래를 마쳤을 뿐 한국전력, 삼성SDI, SK텔레콤, KT, 기아차, 현대차 등 지수관련주가 맥을 추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관련주는 더 가파르게 떨어졌다. 하나로통신이 두루넷과의 합병결렬로 하한가로 추락한 것을 비롯, 강원랜드, 아시아나항공, 휴맥스, LG텔레콤, KTF 등이 속락했다. 약세장 속에서도 삼성화재우, 대우차판매1우, 극동건설우 등 우선주가 잇따라 가격제한폭을 채웠고 현대상사, 영풍산업 등 '전쟁' 얘기가 나오면 오르는 종목들이 줄줄이 상한가에 올랐다. 타이거풀스아이를 합병한 한국아스텐은 타이거풀스의 복표사업 로비의혹으로, 코네스는 산업은행 벤처관련 의혹으로 각각 하한가로 밀려났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2,001억원, 코스닥에서 47억원을 처분하며 증시를 압박했다. 반면 개인은 거래소에서 2,121억원, 코스닥에서 290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관망세를 지속했다. 거래소에서 25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75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도가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5,140억원 출회됐고 매수는 비차익을 중심으로 1,873억원 유입됐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